현재 문 전 대표를 뒤쫓고 있는 것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다. 2월의 첫날 발표된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은 10.5%, 안 지사는 9.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체 1위인 문 전 대표(32.8%)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13.1%)에 이어서다. 지난달 27일 <매일경제> 의뢰로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문재인 32.8%, 반기문 15.4%, 이재명 9.5%, 안철수 7.9%, 안희정 6.4%였다. (두 조사 모두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시장과 안 지사의 경쟁 구도는 '이재명의 선명성' 대 '안희정의 안정성'으로 요약된다. 둘의 차이가 잘 드러난 대목은 역대 정권을 대하는 태도다. 안 지사는 '정권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이어받겠다"는 실용적 접근을 하고 있다. 반면 이 시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도 거부하는 등 선명 야당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 지사는 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대 정권교체가 5년의 정부 리더십, 대통령의 교체인데, 마치 백지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 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은 접근법"이라며 "1987년 이래 대한민국 역대 정부가 추진해 왔던 기본 정책들은 사실상 간판의 이름만 바뀌었지 본질적으로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역대 대한민국 정부가 그 시대 국민과 합의해서 추진해왔던 모든 긍정적 정책들을 계승하고 더 심화·발전시키겠다"는 것.
안 지사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도 사실 지속가능한 발전철학에 입각해서 기후변화(대비)와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된다는 기본 문제의식에서는 좋은 제안"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역시 과학과 기술에 입각해서 고(高)부가가치 산업이 이끄는 혁신 주도형 경제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때의 '혁신경제' 이론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 시장은 지난달 31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 국립현충원을 참배했을 때,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만을 찾았을 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방문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곳에 묻혀 있다고 한들 '광주 학살'(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자행한 그를 추모할 수 없는 것처럼, 친일매국세력의 아버지,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친일 독재, 매국, 학살 세력이 이 나라 다수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와 특강 등을 통해 "내 꿈은 박근혜가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수갑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는 것이고 이명박을 국고손실죄로 감옥에 보내는 것"이라며 "둘이 나란히 손잡고 감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기본소득 제도 도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등의 정치 현안을 놓고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이 시장이 내놓은 기본소득제 공약을 간접 겨냥, 안 지사가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 시혜적 정치와 포퓰리즘은 이제 청산돼야 한다"고 하자 이 시장이 "'공짜'라는 표현은 구태 기득권 보수 세력이 쓰는 말"이라고 반박해 '공짜 밥'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 12일 이 시장이 "삼성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편법·불법적 경영권 상속 행위는 지난 40년간 반복됐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재벌 체제 해체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고 주장하자, 안 지사는 17일 "대통령으로서 어느 누구를 구속시키고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런 대통령이 이끄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일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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