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실 계파별로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당이 깨져 새로운 당이 만들어지는 것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이 모든 원인은 '최순실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당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친박 진영의 아집과 옹졸함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어쨌든 새로 만들어지는 정당이 '개혁'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2월 개혁입법 국회에서 개혁 법안에 대한 협력이 잘 이뤄지기를 기대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지혜롭게 다른 당과 협력해서 원활한 국회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국회 운영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격적으로 오늘부터 다당제가 실시된다"며 "거대 단독 당 같으면 독주·횡포를 하지만, 이제 다당제가 되었기 때문에 누구도 한 당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는 체제로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진정으로 국회 본연, 정치 본연(의 역할)인 대화와 협상의 시대가 열리고, 협치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울러서 다당제이기 때문에 더욱, 경우에 따라서는 연정도 가능하고, 대통령 선거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결선투표제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개혁보수신당(가)의 정치적 지향과 정책적 방향은 모호하기만 하다"며 "신당의 정강정책이 새누리당의 기본 노선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정병국 의원의 발언은 걱정스럽다. 신당이 새누리당의 '위성 정당'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적극 견제에 나섰다.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에 의해, 친이계 인사들이 귀국을 앞둔 반기문 사무총장의 대선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행여라도 보수신당이 반 총장의 대권 행보를 위한 발구름판이 되어 개헌이라는 '빅 텐트'라도 치겠다는 것인지, 그래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이 전 대통령 측과 조직이 없는 반 총장이 '기브 앤 테이크'를 약속한 것이라면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경계했다.
대선 주자들의 반응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친박도 정권 재창출 이야기 하더니, '비박 신당'도 일성이 대선 승리 운운하는 것에서 정권 연장을 위한 이념 세탁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수구 보수 새누리당이든, 개혁보수신당이든 대선 운운할 때가 아니다"라며 "과거에 대한 참회와 반성이 먼저"라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개혁 입법을 하려면 보수신당과의 협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당과 당 간의 역학 관계가 역동적으로 바뀌는 시점"이라며 "(정당 간의 협상이 아니라) 개혁 입법에 동의하는 '의원' 180명을 모으면 된다"고 했다. 자신과 보수신당 간의 연대설이 불거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행간에 엿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21일 "지금부터 앞으로 대선 때까지 뭐 새누리당의 분당이라든지, 또는 '제3지대'라든지 그런 정계개편이나 여러 가지 시도가 일어날 수 있을 텐데, 저는 거기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었다.
문 전 대표의 측근인 김경수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어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다"며 "새누리당의 친박도 비박도 모두 박근혜 정권의 공범으로, 국민들에게 통렬하게 속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오늘 출범을 알린 비박 신당, 소위 개혁보수신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며 "진정한 반성과 성찰 없이 정계 개편을 통한 사이비 보수정권의 재창출이라는 망상만 좇는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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