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응 靑 문건, 박근혜 정부는 사이코패스?"

야당 "마치 남의 일인 양…맞불집회 등 이번 국면서도 되풀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2014년 세월호 사태 당시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보도에 대해, 야당이 "박근혜 정부는 사이코패스 정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17일 "최소한의 연민도 인간적 예의도 없는 대통령과 정부"라며 "(청와대) 보고서는 세월호의 원인과 그 결과 모두 정부에 큰 책임이 있음에도 세월호 참사를 마치 남의 일인 양 '여객선 사고'로 치부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전날 JTBC 방송은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정수석실 문건을 입수했다며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라고 칭하면서 '여객선 사고를 빌미로 한 투쟁을 제어해야 한다'고 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문건에는 당시 60%대였던 대통령 지지도가 40% 후반대로 하락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지도 상승 국면에서 맞닥뜨린 '여객선 사고' 악재가 정국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객선 사고 후유증 등으로 국정 정상화 지연", "비판 세력이 여객선 사고를 빌미로 투쟁을 재점화하려는 기도를 제어해야 한다", "중도 성향 가족대책위 대표와 관계를 강화해 우호적 여론을 확산해야 한다"는 등의 정략적 대응 방안과 함께 '보수 단체를 활용해 적극적인 맞대응 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이 문건이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유품 가운데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이같은 인식과 대응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그 동안 대통령과 정부는 304명의 참사 피해자와 가족뿐 아니라 당시 참담한 슬픔에 잠겨있던 모든 국민들을 철저히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의도가 모두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유족들을 공분케 한 '모욕 댓글'과 '일베 폭식 투쟁'도 청와대가 배후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문건 관련 보도가 언급됐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세월호 참사 직후 국정원이 작성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청와대에 보고된 자료는 가히 충격적"이라며 "세월호 참사 보고서에 대한 국정원 조사도 다시 한 번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세월호 유족들을 어떻게 분열시켜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보수단체들을 내세워서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정국에서 또다시 이것이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 데모', 맞불집회를 놓겠다, 그리고 국민들 간의 싸움으로 몰아가겠다는 의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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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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