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검찰 특별수사팀 구성, 전형적 물타기"

[인터뷰] "우병우와 이석수, 같은 팀에서 수사할 사안이냐"

여론의 집중적 관심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사태에 대해, 검찰이 '윤갑근 특별수사팀'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출범 직후부터 많은 우려가 나온다. 특별수사팀을 맡은 윤갑근 대구고검장 인선이 적절한지에서부터, 특별수사팀을 구성한다 해도 이 사건을 '특검'이 아닌 '검찰'이 수사하는 게 맞는지, 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왜 같은 수사팀에서 동시수사하는지 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24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은 지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금 의원은 "첫째, 근본적으로 이 사건은 특검을 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금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만들었는데, 이 법에 따르면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또는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은 특검 대상"이라며 "이번 사건이야말로 공정성이 의심되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금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민정수석은 사실상 검찰총장급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게다가 현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 의원은 "둘째, 설사 수사를 (특검이 아닌) 검찰에서 한다고 해도,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사람이고 우 수석은 피의자 측"이라며 "이 특별감찰관이 수사를 받는 이유는 시민단체(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의 고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 의원은 이렇게 반문했다.

"예를 들어 검찰이 어떤 사건 수사를 하다가, 피의자 편에 있는 시민단체가 검사를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한 사건이 있다고 치자. 그러면 피의자와 검사를 같은 수사팀이 수사하나? 이건 말이 안 된다. 전형적 물타기다."

금 의원은 "우 수석에 대한 수사를 만약 검찰에서 한다면 최고의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직에서 철저히 하는 것이 맞고, 이 특별감찰관의 행동이 특별감찰관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건은 우 수석 사건과는 전혀 별개"라며 "왜 같은 팀에서 수사하게 했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 의원은 "우 수석에 대한 수사에 이 특별감찰관을 끼워넣으면, 특별수사팀이 (우병우·이석수를) 둘 다 기소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려 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것은 그렇게 균형을 맞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석수가 특감법 위반? 검찰청 기자 간담회도 피의사실 공표냐"

금 의원은 우 수석과 이 특별감찰관을 한 수사팀에서 동시 수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특별감찰관의 행동이 특별감찰관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라고 가정법을 사용했다. 그 부분에 대해 다시 물었다. '이 특별감찰관은 특별감찰관법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느냐?'

전직 검사인 금 의원의 답은 이랬다.

"이 특별감찰관이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언론에 보도된 통화 내역을 보면 사실상 (공표된) 특별감찰관법의 내용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즉 '청와대 수석 재임 중에 일어난 사건만 감찰할 수 있다', '이건 감찰 대상이 되고, 이건 대상이 안 된다', '검찰에 수사의뢰도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어떤 실질적 (감찰)내용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한 것을 문제 삼는다면, 검찰에서 '누구를 소환했다', '누구를 조사한다', '어떤 사실이 밝혀졌다'고 기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다 피의사실공표죄(형법 126조 위반) 아니냐. 무리한 법 해석이다."

실제로 언론의 관심이 큰 사건일 경우, 검찰은 관례적으로 해당 지방검찰청에서 비공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사건의 주요 내용과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언론에 설명해 왔다. 보통 해당 지검의 담당 차장검사가 '브리퍼'가 되는 '티 타임'이다.

당장 특별수사팀을 이끌 윤갑근 팀장도 오후 검찰 출입기자들과 서울중앙지검 소회의실에서 첫 '티 타임'을 가졌다. 윤 수사팀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 의뢰되거나 고발된 건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구체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정도가 되는지, 법률적인 문제에 당위는 없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수사 방향에 대해 말했다. 우 수석은 직권남용(아들 병역 특혜 의혹), 횡령·배임(처가 가족회사 공금 유용 의혹), 공무집행방해(진경준 전 검사장 인사검증 부실 의혹) 등의 혐의로, 이 특별감찰관은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하겠다는 말이다.

금 의원은 "이 특별감찰관의 행동이 특별감찰관법 위반이라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면서 "더구나 청와대에서 '가이드 라인'을 넘어 '국기문란'이라는 '답'을 이미 내린 것이니 (수사가) 공정하다고 보기는 너무나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금 의원은 특별수사팀 팀장으로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임명한 것이 적절한 인선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윤 고검장을 잘 모른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그래도 (수사 대상인 우병우 수석의) 사법고시 동기가 수사팀장을 맡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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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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