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경제 민주화론'과 '공정 성장론'의 한계를 지적한 뒤, '동반 성장론'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경제 민주화)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 대표(공정 성장)를 모두 비판한 셈이라 눈길을 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 조정'에도 목소리를 냈다. 정운찬 이사장의 정치적 행보도 주목된다.
"경제 민주화, 공정 성장은 한계…동반 성장이 대안"
정운찬 이사장은 이날 '한국 경제와 20대 국회가 가야할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김종인 대표의) 경제 민주화와 (안철수 대표의) 공정 성장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운찬 이사장은 "경제 민주화가 재벌 독점을 해소하고, 공정 성장 정책이 공정 경쟁을 유도하더라도, 공동체와 인간에 대한 고려라는 제한을 두지 않으면 경쟁은 시장 탈락자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그러한 과정이 축적되면 또 다시 경제 불평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찬 이사장은 특히 안철수 대표의 '공정 성장론'에 대해 "공정 성장 정책이 국내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중소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산업 재편을 추진하는 방향은 일리 있어 보이지만, 세계화된 한국 시장에 다국적 대기업의 한국 진출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찬 이사장은 김종인 대표의 '경제 민주화론'에 대해서는 "경제 민주화, 동반 성장, 포용적 성장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국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동반 성장'이라는 단어로 통합했으면 한다"면서 "동반 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어 다 같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 조정'에 대해서는 "구조 조정이라기보다는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의 부채를 조정해주는 '채무 조정'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정운찬 이사장은 구조 조정의 대안으로 "정부 주도 구조 조정이 아니라 기업이 상시 구조 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신 근로자에게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할 사회 안전망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동반 성장"이라고 주장했다.
동반 성장을 실현한 정책으로는 △초과 이익 공유제 △중소기업 적합 업종 법제화 △정부 발주 사업의 중소기업으로의 직접 발주 제도화 등을 꼽으며 20대 국회에서 이들 정책이 입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정운찬 초청…친분 과시
이날 정운찬 이사장의 강연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김부겸, 진영, 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새누리당 추경호 의원,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4.13 총선 당시 정운찬 이사장 영입을 위해 노력했던 박영선 의원이 이 자리를 주도해, 두 사람 사이의 친분 관계를 과시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 연구모임인 '한국적 제3의 길'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 모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기동민, 김두관, 김부겸, 문희상, 민병두, 박범계, 변재일, 윤후덕, 이개호, 이춘석, 진영, 최명길 의원, 국민의당 박지원, 이상돈 의원,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등이 회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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