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노무현 탄핵 때 야당 출신 국회의장"

유승민에 러브콜 "왜 일편단심 새누리당이냐"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의 원 구성 협상 전략 변경의 배후로 사실상 청와대를 공개 지목했다. 이 최고위원은 2012년 총선 직전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이 최고위원은 2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진행자가 '새누리당이 처음부터 강하게 '국회의장직은 여당 몫'이라고 외친 게 아니다. '국회의장은 더민주, 법사위원장은 새누리당'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로 가다가 왜 갑자기 '국회의장직 사수'로 방향을 틀었을까?'라고 질문하자 "어디서 전화를 받았겠죠"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진행자가 '청와대라고 짐작하느냐'고 되묻자 그는 "새누리당 뒤에는 거기밖에 더 있느냐"며 "그래서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협상권이 없지 않느냐"고 재차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체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면, 처음에는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가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하다가 어느 날 다 백지화시켜 버렸다"며 "스스로 바뀌었다고 보는 사람이 있느냐. 그건 뭐 다 아는 거 아니냐"고 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은 여당 출신이 맡는 게 관행'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이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 때,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소속 박관용 의장이었다"며 "그러니까 정진석 원내대표 말은 맞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시한 내에 원 구성이 안 되면 당 소속 의원들은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한 데 대해 "원 구성이 협상의 대상이 되는 것도 일종의 구태정치"라며 "그래서 아마 안 대표는 그것도 일종의 구태정치니까 그런 낡은 관행과 결별을 요구하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국회의원이 세비가 없다고 해서 펑펑 노느냐, 그건 아니다. 저도 어제까지 의원으로 사흘을 보냈는데 무노동이 아니라 과노동"이라며 "(세비 반납은) 원 구성을 촉구하는 것이지 썩 현실성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안 대표의 발언이 정치 혐오 조장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이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유승민 의원에 대해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유 의원은 이제는 전국적인 상징성 있는 의원이 됐는데, 구태 정치에 물들어 있는 새누리당에 돌아가겠다는 것은 좀 이해가 안 된다"며 "유 의원이 지금 새누리당 가서 당을 바꿀 수 있겠는가. 저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유 의원이 지난 1일 성균관대 가서 한 강연이나, 자신이 새누리당 주류한테 당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볼 때,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호흡을 길게 가지고 자신의 정치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게 옳다"며 "유 의원이 새누리당에 대해서 왜 이렇게 일편단심으로 돌아가려고 하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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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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