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임금 인상 , 진통 두 달 만에 남북 합의

추후 남북 협의 결과에 따라 차액 소급 적용하기로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남북이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양측은 우선 노동자들의 임금을 기존대로 지급하고, 이후 남북 간 협의 결과에 따라 발생하는 차액을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통일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확인서'가 타결됐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확인서의 내용은 '개성 공업 지구에서 노임은 기존 기준에 따라 지급하되, 2015년 3월 1일부터 발생한 노임의 지급 차액과 연체료 문제는 차후 협의 결과에 따라 소급 적용할 것을 담보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여기서의 '기존 기준'이란 노동 규정 개정 전 기준을 말하는 것으로 '최저 임금 70.35달러, 사회보험료 산정시 가급금(초과 수당)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점은 북측도 협의 과정에서 명백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 2013년 9월 17일,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지 160여 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북한 개성시 봉동리 개성공단 SK어패럴에서 노동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개성공동취재단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연간 임금 상한선 규정을 철폐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성 공업 지구 노동 규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정부는 노동자들 임금은 남북 공동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면서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맞서왔다.

임금 문제를 남한 당국과 협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북한은 지난 2월 말 북측 노동자의 임금을 3월부터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3월 1일부터 월 최저 임금을 기존 최저 임금이었던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입주 기업들이 북측 기관에 납부하는 사회 보험료도 일방적으로 개정했다. 북한은 기존에는 임금의 15%를 사회 보험료로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임금에 가급금이 포함된 금액의 15%로 사회 보험료를 적용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정부 당국과 협의에 응하지 않은 채 연이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함에 따라 정부는 민간 기구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한의 개성공단 관리 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간 협의라는 우회적인 방식을 추진했다. 지난 4월부터 양측은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15일에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총국 간 면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

이번 합의서 타결로 개성공단 임금 갈등은 일단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통일부는 "이번 확인서는 남북 간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는 기존 기준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북측이 수용한 것"이라며 "기업들은 노동 규정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임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임금 미납으로 인한 북측의 연장근무 거부·태업 위협 등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이번 합의가 임금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임금·노무 등 공단 운영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계기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 임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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