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는 이날 골프파문의 여파가 재보선에 미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군기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재보선 막판에 나온 '엄살 전략'이라는 해석, 강 대표의 리더십 구축을 위한 당내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아직까지 재보선이 치러지는 4곳 모두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는 각 당 간에 이견이 없다.
한나라 지도부, 수해 골프 '읍참마속' 촉구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성북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골프파문과 관련해 사과를 여러 번 한 마당에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도 지원유세를 요청했다"고 총력전을 당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또한 "당내 사법부인 윤리위에서 하는 일에 대해 말을 하기가 뭣 하지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 등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창희 최고위원도 "당의 명운이 걸려 있다. 오늘 살고 영원히 죽는 방법이 있고, 오늘 아프더라도 영원히 사는 방법이 있다"면서 "당의 강한 의지를 윤리위원들도 느끼고 잘 헤아려서 당이 집권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전여옥 최고위원 역시 "한나라당은 두번이나 대선에서 실패해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야당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야당만 보고사는 국민들을 위해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이 전한 비공개 회의에서도 정형근 최고위원은 "이번 골프사태로 인해 부산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다"고 했고,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높은 수위의 징계를 촉구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2일 부천 소사에 이어 24일에는 마산갑에서 지원유세를 펼칠 예정이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25일 부천 소사와 서울 성북을, 마산갑 등을 잇따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김근태 "브레이크 고장난 한나라당 오만의 질주"
재보선 포기나 다름없는 처지였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바짝 조였다. 김근태 의장은 24일 비상대책회의에서 "5.31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이 브레이크가 파열된 오만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며 "7.26재보선은 과거냐 미래냐를 가름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 간판이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시킨다는 발상은 국민에 대한 행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국에 물난리가 된 상황에서 단체장, 의원, 간부들이 작정하고 국민들을 비웃듯이 상식 이하의 방종을 거듭한다"면서 한나라당의 골프파문 등을 거론하고 "만약 재보궐 선거 마저 싹쓸이 한다면 한나라당의 오만의 질주는 오만의 극치로 한단계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23일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서울 성북을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한나라당 최수영,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각축 속에 우리당 후보인 조재희 후보의 열세국면이 좀처럼 변화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대오를 유지해 가면서 기초체력을 보강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변화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고 국민들의 기대치를 높이는 일도 대단히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나라당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신기하다"고 한나라당 일각의 당 지지율 10% 하락론을 경계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7.26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서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 연이은 스캔들에 실망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서 빠져나오고 있으며 특히 합리적 중도층의 이탈이 눈에 띄고 있다는 게 당 지도부의 인식"이라며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지도부는 이틀간 최선을 다해 재보궐 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