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피해 입은 정선에서 경기도당 고위관계자 골프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 김용수·김철기 도당 부위원장, 홍영기(용인갑)·이재영(평택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과 도내 사업가들을 포함한 10여 명은 20일 오후 5시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골프클럽에서 1박2일 코스로 라운딩을 즐겼다. 정선은 이번 집중호우로 가장 피해가 막심했던 지역 중 하나다.
이날 모임은 홍 위원장과 김철기 도당부위원장이 주선했고 130만 원 정도의 그린피는 김 부위원장이 신용카드로 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장 부킹과 골프텔 예약은 도내 재력가인 K씨가 맡았다고 한다.
홍 위원장 일행은 저녁식사 후 골프텔로 돌아와 최고급 VIP룸에서 숙박했다. 이들이 묵은 골프텔은 카지노 VIP 고객들이 묵는 호화 스위트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무너진 리더십, 격노한 강재섭
이같은 사실이 21일 알려지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발칵 뒤집어졌다. 강재섭 대표가 지난 18일 지도부 회의에서 "내년 대선까지는 매일매일이 현충일이고 수재가 발생한 날처럼 자중해야 한다"면서 "내가 골프를 안 칠테니 여러분들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지 이틀만에 이런 일이 발생했기 때문.
나경원 대변인은 "강재섭 대표가 오늘 아침 당협위원장 등의 골프회동에 대해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며 "오늘 중 당 윤리위를 소집해 제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나 대변인은 "당이 수해복구를 위해 전시체제와 마찬가지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데 한나라당의 수재복구 의지에 반하는 이런 행위는 엄중 제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강 대표가 이번처럼 격노한 것은 처음 봤다"며 "이런 행위에 대해선 즉각적이고 단호한 제재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원인 한충재 의원도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골프를 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는 국민과 1천만 도민을 배신하고 한나라당을 욕먹인 것"이라며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김영주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원도에서 골프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여당 총리가 골프를 쳤을 때 그렇게 공격했던 한나라당이 어떤 변명을 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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