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을 둘러싼 정치권의 파문이 영화계에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신임 영상자료원 원장 선임과 관련해 갈등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 3년 임기의 신임 영상자료원장 선임은 당초 이효인 전 원장의 뒤를 이어 지난 7월에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영상자료원은 지난 6월 15일부터 29일까지 공모를 냄과 동시에 신임 원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여기서 추천위원은 모두 7명. ▲영화배우이자 명지대학교 교수인 장미희 씨를 비롯해 ▲기획시대의 유인택 대표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이자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민병록 교수 ▲영화평론가 변재란 씨 ▲영화사 올 댓 시네마의 채윤희 대표 ▲정남헌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촬영감독 출신의 조동관 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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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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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추천위원들은 접수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서류 전형을 실시했고 3배수의 인원, 곧 3명을 문화관광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문화관광부 장관이 최종적으로는 한 명을 선임하게 돼있었던 것.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부 측에서는 인사검증절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추천위가 제안한 3명의 후보를 무시하고 영상자료원 측에 인사 재공모를 요구했던 것. 결국 추천위의 모든 활동이 헛수고로 돌아간 셈이었다. 추천위가 추천한 인사들 중에는 현 한국일보 부장급 전문기자인 이대현 씨가 포함돼 있었으며 이대현 기자가 추천인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된, 보다 근본적인 사연과 배경은 유진룡 전 차관의 경질과 그에 따른 정치권 파문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추천위가 적절한 절차를 밟아 인사 추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로 이 공식 선임 절차가 묵살됐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L 전 총리실 공보수석비서관을 영상자료원장으로 임명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고 유진룡 전 차관이 이를 만류 또는 무시하자 그를 경질했다는 것이 유 전 차관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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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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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장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확실한 결론이 나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과정의 당사자들로부터 확실한 '자기 고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영상자료원 원장 선임과정에 개입했는가. 추천위원들의 3배수 추천은 왜 무시됐는가. 유진룡 전 차관은 실제로 인사 압력을 받았는가 등의 문제가 그 고백의 대상이 될 것 같다. 7월 이후 원장의 공석에 따라 업무가 공전하고 있는 영상자료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도 진실 여부가 하루빨리 밝혀지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동진 영화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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