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태권V, 4조2천억원 시장 노린다

[뉴스메이커] '신씨네' 신철 대표의 새 프로젝트로 영화계 지각변동

신철은 역시 신철이다. 국내 영화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신씨네의 신철 대표가 5년간의 오랜 침묵을 깨고 영화계로의 화려한 복귀를 준비중이다. 신철 대표는 <구미호>와 <은행나무침대>, <거짓말> 등의 작품으로 한국영화계의 변화와 발전에 있어 늘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인물. 그가 움직이면 영화계의 '결'이 바뀐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 그가 2001년 <엽기적인 그녀> 이후에는 오랜 시간 정중동의 작업을 벌여 왔다. 항간에는 이제 그가 영화계 은퇴를 준비중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사실은 보다 큰 도약을 위해, 보다 더 큰 야심을 위해 잠시 웅크린 용으로 지내왔을 뿐이다. 신철 대표의 화려한 복귀를 돕는 인물은 바로 '로보트태권V'다. 신철 대표는 아예 로보트태권V의 이름을 딴 회사를 따로 설립하고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로보트 태권브이>가 선보인 지 3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신철 대표는 산업자원부로부터 '대한민국 로봇등록증' 제1호를 받았다. 행사장에는 3.5m 높이의 로보트 태권V 조형물이 공개됐다. 문근영 등이 소속된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사인 나무액터스와는 로보트태권V에 대한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씨네' 신철 대표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30년만에 새로 제작된다 한들 애니메이션 <로보트태권V>가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하지만 신철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가 추후 한국영화계의 지형도를 크게 변화시킬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돼 깜짝 놀라게 된다. <로보트태권V>는 현재 4조2천억원의 시장을 겨냥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4조2천억원. 이 영화가 태산을 움직일 작품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영화계가 이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 역시 그때문이다. 신철 대표를 만났다. 언제부터 '로보트태권V'프로젝트를 기획했나? 예전엔 다소 막연하게 애니메이션 사업 구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로보트태권V'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로보트태권V'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3년 후 개봉할 계획이라 들었다. 애니메이션만으로는 70~90억 규모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제작은 이 프로젝트의 한가지 일환일 뿐이다. '로보트태권V' 프로젝트는 애니메이션만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 게임과 캐릭터 산업 등 무궁무진한 부가 콘텐츠 영역이 개발된다. 부가시장이 무너진 우리나라에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현재 한국영화시장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극장수익에만 의존하는 현 체제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영화로부터 파생되는 수익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5년 전 <엽기적인 그녀>가 흥행했지만 극장 외 다른 수익들이 어디로 흘러갔고 어떤 부가가치가 창출됐는지 모른다.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진정한 '원 소스 멀티유스 시스템(one source multi-use system)'의 확립이 절실하다. 극장 입장료보다 많은 수익이 다양한 부가가치 산업들을 통해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로보트태권V 프로젝트는 그 시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30년 전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로보트태권V>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나? 뭘 모르고 하는 질문이다. 그때의 <로보트태권V>를 보고 자란 3, 40대는 물론이고 지금의 어린이들 가운데 81% 정도가 <로보트태권V>를 알고 있다.
로보트태권V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역할모델로 삼은 사례가 있나? 미국의 <스파이더 맨>은 처음 등장한 후 20년이 지나 복원돼 현재 가장 큰 캐릭터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로보트태권V>는 그 이상의 잠재적 시장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로보트태권V> 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나?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게임과 캐릭터 사업, 테마파크 등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 게임산업은 현재 6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영화시장의 여섯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영화로 시작된 이야기를 게임으로까지 확장시키지 못한 것, 거기에 적합한 시스템과 마켓 플래닝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보트태권V> 프로젝트의 경제적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4조 2천억 원 정도다. 놀라워 할 필요없다. 그 동안 열악한 배급구조와 수익구조에 의해 숨어 있던 시장을 다시 발굴해 내는 것일 뿐이다. 일본 '반다이 코리아'의 <건담> 시리즈 같은 경우는 캐릭터 판매로만 18년 동안 1000억 원정도의 수익을 냈다. 4억개를 팔았다고 하더라. <로보트태권V>도 그 정도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성이 충분하다. 미국과 일본의 캐릭터에게 뺏긴 시장을 되찾아 온다는 의미도 있다. 새로 만들어질 <로보트태권V>는 복원인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캐릭터인가? 새로운 캐릭터가 될 것이다. 전통적인 외양을 기본으로 한 '로보트태권V'를 현대감각에 맞게 변형 중이다. 1976년에 <로보트태권V>를 연출한 김청기 감독과 저작권을 공동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청기, 유현목 감독은 원 저작권자이고, 우리는 <로보트태권V>의 공동저작권자이자 독점사업권자가 된다. 로보트태권V의 매니저가 생겼다. 로보트태권V 프로젝트를 새로운 감각으로 가져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한가지 놀란 것은 태권V를 매니지먼트 시장에 내놨을 때 관련업체의 경쟁이 치열했다는 것이다. 매니지먼트사들도 국내 영화계가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보트태권V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엽기적인 그녀> 이후, 5년 간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 지난 5 년간 공부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동안 깨달은 것은 이제 한국영화가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홍콩영화처럼 자멸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로보트태권V>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인터뷰 진행: 오동진 편집장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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