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석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개설된 자신의 블로그 '삼고초려'에 올린 '인사는 출신지역보다 능력이 우선'이라는 글에서 "석유공사 사장, 가스공사 사장, 산업은행 총재,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 등 최근 인사는 능력에 따른 적임자를 선택한 것"이라며 지역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얼마 전에는 '호남 편중인사' 비판하지 않았냐"**
김 수석은 "인선 작업을 하면서 PK 출신이 연거푸 유력후보로 등장함에 따라 적격성과 관계없이 편중인사 시비가 일지 않을까 실무 책임자로서 적잖은 고민을 했다"며 "일부에서는 지역안배를 고려해 역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분을 임명하자는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은 인사의 정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PK편중인사로 비판하고 있는 언론들 대부분이 얼마 전 대법원장, 국정원장, 법무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에 전남출신이 임명되자 '호남 편중인사'라고 비판한 게 불과 몇 달 전 일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 수석은 또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제시한 '역대정부 정무직 지역균형지수 분석결과'를 토대로 "이승만정부(64)→노태우정부(44)→전두환정부(42)→문민정부(41)→윤보선정부(38)→박정희정부(30)순으로 지역 편중도가 심했다"며 "국민의 정부 때는 그 지수가 17로 떨어져 그간의 지역편중이 많이 완화되었으며, 참여정부의 지수는 14로 역대정부 중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수석의 글 전문.
***인사는 출신지역보다는 능력이 우선**
최근 석유공사 사장, 가스공사 사장,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산업은행 총재 등의 인사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에서 '부산·경남(PK) 편중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사를 보좌하고 있는 실무책임자로서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할 수가 없다.
***엄격한 역량 검증 거쳐 최적임자 선발**
우선 언론들이 'PK 편중인사'의 사례로 지적하고 있는 분들은 공모나 관련기관의 추천 등을 받고 엄격한 평가와 검증 및 심사를 거쳐 가장 적임자로 인정되어 인선된 분들이다.
황두열 석유공사 사장과 이수훈 가스공사 사장은 성공한 민간 CEO로서 당해업계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가들로 인사가 결정되었을 때 대부분의 언론이 신선하고 바람직한 발탁인사로 환영한 바 있다. 황인성 시민사회수석은 오랫동안 민주화투쟁과 시민운동을 해 왔고, 이미 대통령비서실의 시민사회 선임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업무 추진의 탁월성과 연계성 등을 고려하여 승진, 임명되었다.
산업은행 총재의 경우, 그 동안 경제부처 차관급이 임명되어가는 자리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종래 재정경제 관련 자리를 두고 정통 엘리트 경제관료들 사이에서 '이번에 그 자리는 누구 아니면 누구'라는 식으로 왜곡된 인사추천(?)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경청할 만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관과 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역량 있는 사람을 찾았다. 그리고 김창록 신임총재가 경제부처와 금융권에서 보여준 성과를 감안, 최적임자로 발탁된 것이다.
***자질·역량 이외 요소 고려한 인사는 정도 벗어나**
이와 같이 최근 일련의 인선작업을 하면서 PK 출신이 연거푸 유력후보로 등장함에 따라 그 적격성과 관계없이 편중인사 시비가 일어나지 않을까 인사 실무책임자로서는 적지 않은 고민을 하였다. 일부에서는 지역안배를 고려하여 역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분을 임명하자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인사의 정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사에 있어서 자질과 역량이 아닌 다른 요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면 당해기관의 경영혁신과 성과제고에 대한 기대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로 인한 비판이 있다면 감수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였다.
사실 이번에 연속된 몇 건의 인사에서 PK출신이 편중된 것은 공교롭게도 그런 직위들이 비슷한 시기에 인사가 교체된 것뿐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조금도 의도된 것이 없는 우연의 연속에 불과하다. 이를 가지고 참여정부의 인사를 PK편중인사로 단정 짓고 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PK편중인사로 비판하고 있는 언론들 대부분이 얼마 전 대법원장, 국정원장, 법무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에 전남출신이 임명되자 '호남 편중인사'라고 비판한 것이 불과 몇 달 전 일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출신지역 보다 적재적소 원칙 따른 자질과 역량 최우선**
인사수석비서관의 업무 성격상 각계의 여러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연고지역 출신들이 인사에 소외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적극적인 발탁을 강력하게 주문한다. 자리에 따라서는 그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인재풀이 대단히 협소한 지역도 없지 않다. 또 인재가 많이 분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분야에서 신망을 얻고 역량을 인정받아 공모→추천→평가→검증→심사 등의 인선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각되어야 발탁될 수 있는 것이지, 특정 지역 출신을 선발하겠다고 전제해 두고 인선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동안 정부는 정무직 및 산하기관장 등 고위직 인사를 함에 있어 적재적소원칙에 따라 자질과 역량을 최우선시해 왔다. 다만, 자질과 역량, 인품과 평판, 전문성과 도덕성 등에 있어서 엇비슷한 수준이라면 정부인사 전체적으로 보아 등용이 저조한 지역 출신을 우선 고려하게 되고, 인맥 형성 등 기관 운영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특정지역 출신을 기관장에 연속해서 임명하거나 간부진간에 출신지역이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은 지양하도록 조정하고 있다.
이제 교통과 통신이 급속히 발달하고, 지역간 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망국적인 지역색이 점차 엷어지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원적만 고향에 두고 수도권이나 타지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특히 젊은 세대들은 부모들과는 달리 수도권이나 비연고지에서 태어나고 자라 부모의 원적지를 기준으로 '어느 지역 출신'이라고 분류하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이나 언론 등은 구시대의 경험칙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인사 때 마다 출신지역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어 인사를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태의연한 태도가 과연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바람직한 것인지 돌이켜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참여정부, 지역편중 가장 완화된 것 통계가 입증**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바로 잡고자 한다. 일부 언론은 참여정부가 역대정부에 비해 지역편중인사가 심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정말 사실과 다르다. 참여정부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성과주의 원칙 하에 인사의 지역균형을 유지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역대 정부와 비교할 때 지역편중이 가장 완화된 것으로 관련통계가 입증하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제시한 '역대정부 정무직 지역균형지수 분석결과('05.10월말 기준)'에 따르면 지역편중이 심한 정도로 보아 순서대로 열거할 때 이승만정부(64)→노태우정부(44)→전두환정부(42)→문민정부(41)→윤보선정부(38)→박정희정부(30)순으로 지역균형지수(지역별로 해당지역출신 정무직의 누적근무기간 비율과 인구모집단 비율간 편차의 전국적 합계 : 지수가 클 수록 편중이 심한 정도를 나타냄)가 모두 30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때는 그 지수가 17로 떨어져 그간의 지역편중이 많이 완화되었으며, 참여정부의 지수는 14로 역대정부 중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인사 실무 책임자로서 어떻게 하면 무리 없이 지혜롭게 지역간 조화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모색하여야 할 부분이라고 자성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근거 없는 비난에 깊은 시름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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