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비례1번 윤금순 사퇴키로…이석기ㆍ김재연은?

"1,2,3번 등 순위경선 참여 전원 사퇴해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선출 경선 부정사태와 관련해 비례 1번으로 당선된 윤금순 당선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자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전여농)은 나아가 비례 1,2,3번 당선자 등 경선에 참여한 비례대표 전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비례 2번 이석기, 3번 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윤 당선자와 전여농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대표단 전원과 순위 경선에 참여한 비례후보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여농은 박점옥 회장이 낭독한 회견문에서 "먼저 통합진보당 당대표단 전원은 사퇴해야 한다"며 "대표단은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고 통합진보당이 새롭게 다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여농은 "통합진보당은 이번 사태를 봉합하고 수습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정당을 다시 건설하는 재창당 수준의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 책임이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선거에 관련된 실무적 책임이 있는 사무총국 또한 사퇴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박 회장은 "순위 경선에 참여한 비례후보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며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 순위 경선 자체가 투표한 값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전여농의 조직후보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같이하며 당선자로서 저 자신도 함께 책임질 것임을 밝힌다"며 전여농의 이같은 입장이 곧 자신의 입장임을 밝힘과 함께 당선자 지위 사퇴를 선언했다.

윤 당선자는 "저는 농민을 대표해 전여농의 후보로 추대되어 출마했고 19대 국회에서 여야를 통틀어 유일한 농민의원 당선자"라면서 그럼에도 "비례대표 경선파문으로 인해 당이 국민 여러분들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매우 송구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여농 "호미 대신 전화기를 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박점옥 회장은 기자회견 중 끝내 눈물을 보이며 "전여농은 통합진보당의 배타적 지지단체로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계신 국민여러분께 먼저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촛불집회 참석 당시의 윤금순 당선자. ⓒ프레시안 자료사진
박 회장은 "어려운 현실에도 여성농민 정치세화를 위해 2004년 민주노동당으로, 2012년 1월 통합진보당으로 배타적 지지를 결정했다. 평생 땅을 일구며 농사를 지어온 여성농민이 정치세력화를 결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통장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신용카드 한 장 없는 여성 농민은 당원 가입부터 어려움의 시작"이라며 "글자를 모르는 고령의 여성농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선거운동을 했다. 힘들어도 힘든지 모르고 정말 신명나게 선거운동을 했다. 그리고 2012년 우리에겐 윤금순이 있었다"고 윤 후보가 전여농에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어 "마침내 여성농민들의 힘으로 윤금순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비례후보 1번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며 결단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고 "실로 제 살을 도려내고 애끓는 심정으로 통합진보당에 호소한다"며 대표단과 비례후보 순위경선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윤 당선자와 전여농의 이날 입장 발표는 경선 부정 사태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으로 읽힌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대표단이 사태 해결과 관련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거취 문제가 논란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여농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수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의 비례후보 선거 문제는 검찰의 개입이 아니라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진영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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