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주가는 <뉴욕타임스>의 첫 보도가 나온 23일 4.66% 급락한데 이어 24일에도 3% 가까이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틀 사이에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 가까이 날아갔다. 월마트 멕시코의 현지 주가는 당일 12%나 폭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한 순간에 모두 반납했다.
▲ 울마트가 멕시코법인의 뇌물 사건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당시 멕시코법인 대표가 실적을 발표하는 모습. ⓒAP=연합 |
2400만 달러 뇌물에 45억 달러 벌금 물게 될 수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마트 멕시코는 지난 2005년 2400만 달러(약 273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멕시코 관료들에게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월마트 본사 임원들도 이미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은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만약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월마트는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1977년부터 시행된 해외부패방지법은 기업들이 외국 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 뇌물액의 수십 배에 달하는 벌금과 관련자들이 최장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월마트 경영진과 이사들이 뇌물 제공을 은폐한 혐의로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실제로 독일의 다국적기업 지멘스는 지난 2008년 아르헨티나에서 100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에 걸려 8억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 사건으로 지멘스는 독일에도 8억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뉴욕 대배심은 이 사건과 관련된 8명의 전직 지멘스 임원과 에인전트를 기소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 컴퓨터 업체 휴렛팩커드, 세계 최대 화장품 방문판매 업체 에이본, 식품업체 크레프푸드, 마라톤오일 등도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적발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번 사건이 월마트의 영업이나 기업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향후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전현직 임원들이 형사 처벌을 받을 경우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벌금만도 연간 전체 매출의 1~2%에 해당하는 4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멕시코에 올해만 52개 매장 신설 급성장
월마트 멕시코는 월마트그룹이 6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법인으로 지난해 29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월마트의 전세계 매출의 6.5%를 차지했다. 월마트 본사에서는 월마트 멕시코를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리는 신흥매장"이라고 자부해왔다.
월마트가 멕시코에 진출 한 것은 1991년이며, 이후 급속한 확장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만 52개의 점포가 새로 들어서면서 멕시코 전역의 매장이 200개가 넘었다. 업계에서는 "매장 확장 속도 자체가 의혹을 살 만한 수준"이라고 수군거릴 정도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헨리 왁스먼과 엘리자 커밍스 등 영향력 있는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월마트 스캔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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