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2위 경제대국'이면 뭐하나

<블룸버그>"검은돈 1.4조달러, 불평등 극심"

올해 2분기(4~6월) 들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0.4%(전기 대비.연율)로 추락(1분기 4.4%, 지난해 4분기 4.1%)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두자릿수의 고속성장을 해 명목 국내총생산액에서 중국이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양국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1분기만 해도 명목 국내총생산액에서 중국에 앞섰으나 2분기에 1조2883억달러로 중국의 1조3369억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상반기(1∼6월) GDP 기준으로는 일본이 2조 5871억달러로, 중국의 2억 5325억달러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중국과 일본의 지난해 GDP 규모 4조 9850만달러와 5조 680억달러에 올해 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10%와 2%를 각각 적용해 계산하면 올해 GDP 규모는 중국이 일본을 3000억 달러 가량 앞서게 돼 연간으로도 중국과 일본의 순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중국의 외국계 하청업체 팍스콘에서 노동자들의 자살 사태는 소득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중국에서 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로이터=뉴시스

9년간 261%의 초고속 성장의 그늘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의 경제는 5% 성장한 반면 중국은 무려 261% 성장했다. 하지만 인구 13억이 고속성장으로 만든 결과라 내면은 초라하고,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1인당 GDP는 4000달러로, 일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대부분의 국민은 빈곤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빈부격차 확대, 금융부실과 자산거품 등의 '폭탄'을 끌어안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의 아시아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16일(현지시간) 중국이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갈등이 폭발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통계를 제시하며 경고해 주목된다.

'Beware $1 Trillion Lying Under Chinese Mattress'라는 이 칼럼에 따르면, 최근 크레디스위스 은행이 중국의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은 민간 소득이 무려 9.3조 위안(1.4조 달러)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공식 가처분 소득보다 90% 많은 '숨은 돈'

이 규모는 중국 GDP의 3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또한 중국 도시 가구의 평균 가처분 소득이 공식 통계보다 무려 90%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견 이 사실은 중국의 내수경제가 알려진 것보다 풍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통계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이 엄청난 돈들이 통계보다도 더 큰 불평등이 중국에 실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국의 관영신문 '일간경제정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0~1의 범위)는 0.47이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의 지표로서 0.4가 넘어가면 사회통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숨은 돈'까지 포함하면 이 계수는 더욱 높아진다.

이미 중국 사회에는 빈부격차에 항의하는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팍스콘 등 외국기업들의 하청업체에서는 연쇄 자살 사태와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페섹은 "사회 불안보다 중국 공산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물론 중국 정부는 폭동 등 소요사태의 원인이 되고 있는 소득 불평등 해소에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다.

부정부패와 빈부격차, 중국의 '폭탄'되나

하지만 GDP의 30%에 달하는 '숨은 돈'의 성격이 고약해 중국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이런 돈들은 대부분 '부정부패'로부터 나온다. 강력한 정부의 관치금융 개발경제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오가는 리베이트, 국영기업이 관료에게 바치는 뇌물, 토지 거래 과정에서 차익 빼돌리기 등이 성행한 결과다.

페섹은 "이런 부패는 경제 효율성을 저해하고 빈부격차를 확대하는 대가를 초래한다"면서 "중국에 내재하는 사회갈등의 수준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소수의 중국인들이 수억 명의 노동자와 달리 엄청난 부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다"면서 "분노가 커지면서 통제불가능한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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