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회담 北 제의에 '골치 아프네'

서해상 군사분계선 재설정 카드는 안 나왔지만…

1년만에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이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의 군사적 보장 문제를 함께 토의하자고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성묵(육군대령) 남측 대표는 8일 오전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전체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북측은 서해 해상 충돌방지와 공동어로 실현문제, 철도·도로 통행 및 열차시험 운행을 포함해 남북간 경제협력의 군사보장 문제도 함께 협의하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측은 오는 17일 있을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에 따르는 군사적 보장조치만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어서 10일까지 이어질 이번 회담에서 남측이 제안한 의제가 합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협'이라는 거부하기 어려운 명분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포괄적인 군사보장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것은 예견된 것이었다.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갖자는 남측의 제의에 대해 북측이 회담 격이 한 단계 높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역제의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역제의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지난해 5월의 장성급 군사회담의 교착이 되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당시 4차 장성급 회담에서 남측은 열차시험운행 관련 군사보장 조치를 논의하고자 했으나 북측이 서해상 해상분계선 재설정 문제만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했고, 그같은 교착은 결국 열차시험운행 무산으로까지 이어졌었다.
  
  그러나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예상과는 달리 서해상 해상분계선 문제를 표면화하지 않는 대신 열차시험운행 군사보장 문제와 "함께" 남북간 경제협력의 군사보장 문제도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카드를 제시했다.
  
  문 대표는 북측이 주장한 경제협력 군사보장과 관련해 "열차시험운행 이외의 다른 어떤 사업을 지칭해서 한 것은 없다"며 "남북간 포괄적 경제협력과 관련한 군사보장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남측이 국방장관급회담의 의제라며 논의 자체를 거부해 온 서해상 해상분계선 재설정 의제를 비켜가면서도 '경협을 위한 군사 문제'라는 이름으로 해상분계선 논의를 진행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협을 위한 군사문제에는 열차시험운행 문제가 기본적으로 들어가지면 결국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공동어로 수역 설정, 한강하구 골재채취, 임진강유역 수해방지 사업 등에서 해상분계선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측 단장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우리의 소장격)은 전체회의에 앞선 환담에서도 "이번에 열차시험운행에 관한 문제만 토론한다고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말해 회담 의제를 서해상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 등으로 확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경제협력을 명분으로 내세운 북측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남측도 열차시험운행 문제만 논의하자고 버틸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담 첫날부터 북측이 이처럼 '양날의 칼'을 가진 제안을 해 옴에 따라 열차시험운행 관련 군사보장 문제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남측 대표단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장성급 군사회담은 열차시험운행의 성사 가능성뿐만 아니라 한강하구 골재채취, 임진강유역 수해방지 등 향후 군사보장 조치가 필수적인 경제협력 사안에 대한 북한 군부의 태도, 나아가 북핵 2.13합의의 이행과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북측의 기본 태도를 진단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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