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 실망했을 뿐, 여전히 국민의 성향은 '진보'로 흘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김헌태 소장은 21일 오후 한나라당 내 일부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초지일관'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확장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고 전통적 지지규모인 45% 선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층 또는 보수층의 결집력이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는 44.8%. 이는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지지도의 총합인 45.4%, 그리고 선호하는 차기 정부 성향을 물었을 때 '보수안정 정부'라고 답한 비율 46.6% 등과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김 소장은 한국 사회 보수층의 규모를 45% 안팎으로 추정했다.
김 소장은 "이는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얻었던 46.7%의 지지보다 나아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한국사회의 보수화와 연관짓는 일각의 해석에도 고개를 저었다.
여론이 꼽은 열린우리당 참패의 이유가 '과도한 개혁'보다는 '미흡한 개혁'이나 '정책 혼선' 쪽에 쏠려 있었다는 점, 또 스스로의 성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진보를 선호하는 편이 여전히 높았다는 점에서 국민 여론의 흐름이나 정치 성향 자체가 크게 변화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해석이다.
김 소장은 지난 5월 조사 결과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 국민이 46.9%나 되는데도 열린우리당이 선거에서 참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 여당으로 대표되는 개혁 진보세력에 대한 실망이 큼과 동시에 진보적 사회 가치 실현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감안할 때 안정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라고 풀이했다.
"'한나라당 찍어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 집권 가능"
김 소장은 "이같은 여론의 흐름은 한나라당의 내부 당론이나 전통적 지지층과 일정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른바 '중도층'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점에서 집토끼를 붙들 것이냐, 산토끼를 잡을 것이냐를 둔 한나라당의 고민이 시작될 것"고 말했다.
요컨대, 집권전략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국민 여론흐름을 감안해 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하는 중도적 정책 노선을 수립할 것인지 아니면 전통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국민을 설득해 나갈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발제 후 '두 가지 중 효과의 우위'를 따지는 질문에는 "한나라당은 지난 10년 간 집토끼를 놓친 적이 없는데도 대선에서 연달아 졌다. 영남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 지키기는 이제 한계에 달하지 않았느냐"며 전자 쪽에 무게를 실었다.
김 소장은 또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을 찍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이길 수 있었지만 대선에서는 '한나라당을 찍어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당이 아닌 국민을 보고 나아가는 한나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