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 선집 국내 출간

'논리-철학 논고' 등 1차분 2권 나와

"말할 수 있는 것은 말할 수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해야 한다."
  
  생전에 출간된 단 한 권의 짤막한 책 '논리-철학 논고'로 20세기 철학의 지형도를 뒤흔든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저작들이 7권의 선집으로 국내에 선을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 간헐적으로 그의 주요 저작들이 번역되긴 했으나 선집이 기획출판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곱 권 가운데 비트겐슈타인의 전기와 후기 철학세계를 대표하는 제1권 '논리-철학 논고'와 제4권 '철학적 탐구'가 먼저 번역출간됐다.
  
  국내에 비트겐슈타인의 저작을 처음 번역해 소개했던 부산대 이영철 교수가 1990년대 번역본의 오류를 바로잡고 판본을 대조해 새로운 번역본을 내놓았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했던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1999년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100명의 인물 가운데 철학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세기의 강력한 철학사조인 분석철학과 언어철학의 형성과 전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철학자이며, 언어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탐구, 삶의 영식과 철학 너머의 것까지도 성찰하려 한 사상가로 평가받는다.
  
  제1권 '논리-철학 논고'는 비트겐슈타인 생전에 출간된 유일한 저작으로 그의 생애 전반기의 사상을 담고 있다. 언어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세계와 사고, 언어의 가능성과 그 한계를 해명하고 우리의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드러내고자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쓴 100여 쪽의 짧은 분량의 글로 인해 제도적 철학교육을 받지 않은 비트겐슈타인은 중요 철학자의 반열로 도약한다.
  
  제4권 '철학적 탐구'는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사상을 담고 있는 언어철학의 대표작.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이며, 언어의 궁극적 본질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논리-철학 논고의 목적'이라면, 이 책에서는 그러한 언어관을 수정하고 언어의 일상적 사용과 실천에 의해서 언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출간될 선집에는 그의 주저는 물론 유고나 강의록을 묶은 책도 있다. '확실성에 대하여' '문화와 가치' '논리-철학 논고' '철학적 탐구' 등 4권은 이영철 교수에 의해 이미 1990년대 초 번역 출간된 적이 있지만 이미 절판됐다.
  
  이 교수는 이런 책들을 새로 확정된 판본에 근거해 다시 번역하고 학계의 비트겐슈타인 연구성과를 반영해 펴낼 예정이다. '소품집' '청색 책 갈색 책' '쪽지' 등의 세 권은 국내 초역이며, 제5권 '쪽지'는 언어철학뿐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의 주요 관심사였던 심리철학의 단상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나머지 5권도 현재 번역을 마치고 마무리 편집단계에 있으며 8월 중 완간될 예정이다.
  
  '논리-철학 논고' 180쪽. 1만2000원 / '철학적 탐구' 461쪽.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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