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축은 두 갈래다. 하나는 재벌이 서민 업종에 진출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동안 치킨 가격에 거품이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전자는 논란이라기보다 비판과 성토에 가깝다. 재벌이 서민 업종에 진출한 것을 좋게 보는 이들은 흔치 않다. 다른 요식업에 비해 요리 기술이 덜 필요한 치킨 가게는 퇴직자들의 단골 창업 아이템이다.
반면, 후자는 말 그대로 논란이다. 곳곳에서 논쟁이 벌어진다. 이런 가운데 치킨 가게 사장을 자처하는 누리꾼들이 공개한 원가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치킨의 오해1-시골 치킨 가게 사장이 본 롯데 마트 치킨"이라는 글이 올라 왔다. "롯데 대형 마트는 어차피 손님이 방문하는 게 목적이니 손해보더라도 미끼로 쓰지만, 롯데마트에서 쓰는 미끼가 우리 영세 체인점 업주들에게는 가족 생계를 이어주는 목숨줄"이라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글이다.
이 글을 쓴 누리꾼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생닭 가격이 3~4000원으로 나온다고 해서 치킨 가게의 이익이 11000원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름값 등 다른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드는 탓에 실제 이익률은 30%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치킨 한 마리 팔아서 얻는 이익은 3000원대라는 것.
4년 정도 치킨 가게를 운영했다는 다른 누리꾼은 보다 자세하게 원가 내역을 공개했다. 그는 현재 15000원에 치킨을 팔고 있다며 원가를 공개했다. 겨울을 기준으로 하림이나 목우촌의 닭 한마리(900g)의 원가는 4200원. 여기에 파우더 묻히고 새 기름 넣고 무도 싸고 파닭소스와 파도 따로 포장하고 양념까지 해서 5500원 정도가 원가라고 밝혔다. 여름에는 닭 한마리의 원가만 5000원 한다.
그는 "여기에 임대료, 인건비, 난방비, 부가세 등을 제외하면 평균 7500원에서 8000원 정도의 수익이 난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50개의 닭을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치킨 자영업자들의 일일 순수익은 37만5000원에서 40만 원이다.
그 역시 롯데마트가 '통 큰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저가 치킨을 '미끼상품'으로 규정했다. 그는 "치킨 사면 맥주도 사가고 하나라도 더 살 수 있게끔 배치를 했을 것"이라면서 "대형마트는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도 가능하고, 박리다매로,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롯데마트 5000원짜리 치킨을 보면서 기존 치킨판매업자들이 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지금 현실이 가슴 아프다"며 "기타 경비들을 제하고 나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게 별로 없는 사장님들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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