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들을 파견한 더불어시민당이 발표한 34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 가운데 소수정당 몫은 2명에 불과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전 대표, 조정훈 시대전환 전 공동대표가 그들.
이로써 소수정당의 제도권 진입을 돕겠다던 민주당의 마지막 명분은 사라지고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의 하청을 받은 위성정당이란 꼬리표가 더 짙어졌다. 민주당의 실질적인 위성정당 꼼수에 편승한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불과 창당 1, 2개월 만에 원내 진입 기회를 얻었다.
다른 소수정당들이 밀려난 자리는 더불어시민당이 자체 공모로 급조한 인사들 12명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문아영 사단법인 피스모모 대표, 신현영 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유정주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회장, 이미영 전 환경부장관 정책보좌관,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박주봉 전 대주코레스 회장,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이창현 전 KBS 이사 등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시민사회 운동에 매진했던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지만, 이들은 거대정당의 위성정당에 무임승차함으로써 당선되더라도 정계 진출 정당성에 한계를 남길 전망이다.
민주당이 선정한 비례후보 20명도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34명 명단에 포함됐다. 여성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태호엄마'로 알려진 이소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이경수 이터(ITER) 국제기구 부총장 등이다.
공적 마스크 유통의 70%를 도맡아 논란이 됐던 의약품 공급업체 지오영의 고문 출신인 박명숙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도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이수진 민주당 최고위원, 양정숙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전용기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양경숙 한국재정정책연구원장, 정종숙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정지영 서울특별시당 사무처장, 권지웅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강경숙 원광대학교 교수,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 김상민 전북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 박은수 전국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최회용 전 참여자치21 광주지부 대표도 민주당 몫으로 포함됐다.
비례대표 후보자들 순번은 24일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회의와 비례대표선출선거인단의 찬반 투표를 통해 확정된다. 당초 민주당이 상위 10번까지 소수정당 등에 양보하기로 한 만큼, 소수정당과 더불어시민당 자체 공모로 추천된 14명의 후보들 중 4명은 예비후보로 밀려날 전망이다.
열린민주, 최강욱‧김의겸 상위권…주진형 음주운전 논란 속 중앙위 인준 불발
민주당의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이 주축이 된 열린민주당도 내부 진통 끝에 이날 밤 20명의 비례대표 후보들의 순번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을 진행하고 있다"며 열린민주당과 선을 긋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몸담았거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는 이들이 대거 상위 순번에 발탁돼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표 분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남성 몫 최상위 순번인 2번을 얻었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를 나온 뒤 민주당 후보 경쟁 기회도 얻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4번에 전진 배치됐다.
1번에는 18대 국회에서 한차례 비례대표를 지냈던 김진애 전 의원이, 3번에는 강민정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이, 5번에는 장교 출신인 허숙정 발달쟁애인권익옹호활동가가 여성 몫 상위 순번을 얻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음주운전 전력, 아들 국적 포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6번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현직 검사 14명의 명단을 "검찰 쿠데타 세력"이라며 공개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8번 순위에 올랐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비례후보 투표 후 중앙위원회 인준을 거쳐 순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논란 탓에 중앙위 인준은 결국 실패했다. 음주운전 전력자인 주진형 전 이사의 후보 적격성 문제를 놓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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