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세계 '여행금지'...확진자 1만1천명 '폭증'

트럼프, 재차 '중국 책임론' 제기...일가족 3명 사망-4명 확진 비극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9일 오후 3시 현재(현지시간) 미국에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1015명, 또 사망자는 16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검사가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전날에 비해 3000명 넘게 증가하는 등 급증했다.

국무부, 미국민 전 세계 '여행금지' 권고

이처럼 예상보다 빠르게 감염이 확산되자 미국 국무부는 19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국무부는 이날 권고문에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미국인에게 모든 해외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이런 조처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국무부는 또 해외에 있는 미국인에게 장기 체류자가 아닌 경우 미국으로 돌아올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 여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이란, 몽골 한국의 대구,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이 4단계 '여행금지' 지역이었다.

트럼프, '중국 책임론' 또 거론...."말라리아 치료제, 코로나 치료에 사용 허가"

▲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지칭한 트럼프 대통령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쏟아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코로나19 사태를 '전쟁'에 비유하며 "우리는 이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를 또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몇달 일찍 알았더라면 그것이 시작된 중국의 한 지역에 억제됐을 수도 있었다"며 "세계는 그들(중국)이 한 것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인종 차별적 발언"이라는 비판이 여러차례 제기됐으며, WHO(세계보건기구)도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발언에 대해 "의도치 않은 인종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사용하는 언어에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고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직접 거론하며 "이 약물을 사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해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이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FDA(식품의약국)의 승인 절차를 단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길리애드 사이언스 사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램데시비르'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본질적으로 승인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DA에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를 없애고 해결책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티븐 한 FD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클로로퀸 등 약물에 대해 임상 실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제는 아니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백신 개발에 대해선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저지주에서 일가족 3명이 코로나19로 사망


한편, 미국 뉴저지주에서 코로나 19로 일가족 가운데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일도 일어났다고 이날 CNN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이 비극의 주인공인 미 뉴저지주 프리홀드(Freehold)에 사는 그레이스 푸스코(73세) 씨 가족은 11명의 자녀와 손주 27명의 대가족이다. 이들 중 그레이스 본인과 아들, 딸, 3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다른 자녀 4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그레이스의 대가족은 함께 일요일 예배를 같이 보거나 매주 가족 파티를 해왔는데, 최근 가족 모임에 뉴저지주의 첫 코로나19 사망자와 접촉했던 사람이 참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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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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