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전 공사는 12일 입장문을 내어 "김 전 대표는 저의 강남갑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하면서 제가 '남한에 뿌리가 없다'고 말했다"며 "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표의 행태는 우리당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포용의 정신을 훼손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의 조롱만 불러올 뿐"이라고 강하게 날을 세웠다.
태 전 공사는 "저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헌법과 법률에 의해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정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다"면서 "남한에 뿌리가 없어 잘못된 공천이라는 김 전 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저는 이미 북한 정권으로부터 온갖 욕설과 모욕을 다 당했다"며 "어떤 음해와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 전 공사는 또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이 선거 일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저는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고, 막말을 한 적도 없다. 뇌물 수수로 실형을 받은 적도 없다. 김 전 대표는 강남갑 공천이 잘못된 이유를 객관적인 국민적 눈높이에서 밝히지도 못하면서 무슨 이유로 국민들과 강남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같은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다.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라며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했었다. "적절하지 못한 사람을 꽂아놓은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당 최고위원회의는 '김형오 공관위'의 일부 공천 결정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으나 강납갑은 재의 요구 대상으로 넣지 않았다. 최고위는 서울 강남을과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부산 북·강서을과 부산진갑, 경남 거제 등 6곳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고, 공관위는 같은날 오후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에 대해서만 재의를 인용했고 나머지 4곳은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1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의견을 냈고, 그 의견에 절대적으로 어떤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견들을 감안해서 공관위가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갈등 확산을 경계했다. "숫자를 갖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최고위의 재의 요청이 기각된 곳뿐 아니라, 인용된 곳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대구 달서병에 대해 공관위는 기존에 이두아 전 의원을 단수 추천했다가 최고위의 재의 요구에 의해 이 전 의원과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 간의 경선을 재공고했다. 지역구 현역인 곽대훈 의원의 컷오프는 유지됐고, 곽 의원은 이에 반발해 이날 오후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인천 연수을에 대해서도 공관위는 처음에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 공천하고 지역구 현역인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했으나, 최고위가 재의 요구를 한 후 이 지역을 민경욱-민현주 양자 경선 지역으로 재공고했다. 민현주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도로친박당'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위원장은 공천 번복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공천 번복의 결과, 미래통합당은 미래도 없고 통합도 없는 '도로친박당'이 됐다"는 것.
민 전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은 황 대표 말 한마디에 반나절 만에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한 공천결과를 뒤집었다"면서 "민경욱 의원은 임기 중 막말과 지역주민에게 침 뱉기를 비롯한 난폭한 언행으로 수차례 논란이 된 인물이고, 단지 여당과 싸운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막말로 중도층의 당심 이탈을 부추겨온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황 대표는 이 사태의 최종 책임자다. 자기 측근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당을 도로친박당으로 만들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수도권 선거를 망쳤을 뿐 아니라, 보수정권 재창출의 기회를 망쳐버린 책임은 바로 황 대표와 '김형오 공관위'에 있다"고 비난했다.
민 전 의원은 나아가 "저는 연수을 주민과 국민께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지 도로친박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과 황 대표의 책임 있는 답변을 원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잘못된 결정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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