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업지구는 이미 지난 14년 동안 작은 평화와 통일을 체험한 기적의 공간이다. 금강산 관광도 마찬가지. 한국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4면이 막힌 정세를 극복하고 동북아 정중앙의 중견국가,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김진향(50)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18일 대구 수성구 수성동 생명과평화나눔의집에서 열린 '평화경제의 운명'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이 경제개혁을 하는 동안 한국은 경제협력에 소극적"이었다며 "지금이라도 개성공단 재개를 통해 협력의 물꼬를 터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개성공단 금강개성공단산관광 재개 대구경북운동본부(상임대표 남주성·박석준)'가 주최했으며 시민 30여명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한국의 제조업은 중국의 가격과 일본의 기술 경쟁에 밀려, 지금은 저임금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항을 돌파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북한 4인 가족의 생활비가 30만원 내외다. 이직률도 낮다"며 "우리 기업은 저임금으로 숙련된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관세도 없고 언어 차이도 없다"면서 "전 세계 어디에도 개성공단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또 최근 북한이 공개한 양덕 온천관광지구를 예로 들면서 "북한은 이미 군수를 민수로 전환하면서 경제개혁에 들어갔다"며 "북한은 첨단기계산업이 고도화된 산업국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세계적인 영업망과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 기술력이 합쳐지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는 또 "개성공단의 의미는 평화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부지 2,000만평은 원래 군사기지였다. 병력과 장비, 설비를 뒤로 물리고 공단을 지은 것"이라며 "서울과 가장 가까운 도시에 남북 경제협력 공단이 있다는 건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 "금강산 관광은 2개 뿐인 남북협력 사업이었다"며 때문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2008년과 2016년에 잇따라 중단됐다. 금강산 관광은 '박왕자 사건'으로 중단됐고, 개성공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정부가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 70%가 핵무기 개발에 쓰인다"며 중단했다.
김 이사장은 "올해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제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름만 바꾼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지금도 미국 눈치만 보면서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도 싱가포르 회담 이후로 북한이 유해 송환을 하는 동안 종전협상을 위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한반도 문제는 한미 관계가 주축이 돼선 안 된다. 남북 관계를 주축으로 미국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이사장은 "비핵화는 목표가 아닌 평화를 위한 과정"이라며 "한국은 비핵화가 진전돼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향 이사장는 2003~2008년 국가안전보장회의(NCS),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에서 남북관계, 통일, 외교 등을 담당했다. 이후 2011년까지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지낸 뒤 현재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과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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