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옥중서신> 개정판 출간

[프레시안 books] <옥중서신> 개정판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 수감됐던 당시 고 이희호 여사와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옥중서신>(김대중·이희호 지음, 시대의창 펴냄) 개정판이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독재 정권과 맞서던 시기 긴 시간 수감 생활을 감내했다. 1976년 각계 민주 지도층 인사와 명동성당에서 긴급조치 철폐와 민주인사 석방, 언론·출판·집회의 자유 등을 요구하며 발표한 3.1민주구국선언으로 1977년 5년형을 선고받아 진주교도소에 수감된 게 처음이다. 수감 생활로 인해 지병이 깊어져 서울대병원으로 이감돼 치료받던 김 전 대통령은 1978년 박정희의 대통령 연임 성공 후 특별사면 1호로 석방됐다.

1980년 신군부가 독재 권력을 잡으면서 다시 김 전 대통령의 고초가 시작됐다. 이른바 내란음모 혐의로 인해 군법회의에 기소됐다. 군 검찰은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실제 판결로도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사형수로서 육군교도소에 수감됐고, 1981년 무기형으로 감형된 후 청주교도소로 이감됐다. 1982년 12월이 되어서야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두 권의 책은 이 시기 고난을 헤쳐오던 부부가 나눈 서신으로 채워졌다. 책은 김 전 대통령이 이 여사에게 보낸 편지 묶음 한 권과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모음 한 권으로 이뤄져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이미 몇 차례에 걸쳐 나왔다. 지난 1992년 <김대중 옥중서신>(새빛문화사)이 단권본으로 처음 소개됐다. 2009년에는 이 책의 이전판인 <옥중서신>이 두 권으로 나왔다. 같은 출판사에서 새로 낸 개정판은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와 앞서 알려지지 않은 편지 등 미공개 자료를 추가 수록했다.

책 <옥중서신>은 알려진 바와 같이 김 전 대통령이 생전 마지막으로 작업에 몰두한 작품이다. 2009년 7월 입원 전까지 김 전 대통령은 이 책의 재발간 작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제목에서부터 본문 구성에까지 김 전 대통령의 의견이 반영됐다.

서신의 내용 못잖게 그 형태도 현대사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이 여사에게 보낸 책 1권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진주교도소에 수감된 당시 쓴 편지 8편, 서울대병원에 수감 중이던 당시 쓴 '메모' 3편, 청주교도소 수감 당시 쓴 29편의 편지가 수록돼 있다. 이 중 서울대병원에서 쓴 메모는 껌 종이, 과자 포장지 등에 김 전 대통령이 못으로 눌러 써서 이 여사에게 몰래 전한 기록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이 당시 메모 내용을 판독했고, 그 결과물이 책에 실렸다.

개정판 서문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이 책은 인간 김대중과 이희호의 사사로운 고백이기도 하지만, 민주화투사 김대중과 인권운동가 이희호의 치열한 투쟁의 산물이기도 하다"며 "이 연서가 여러분 마음에 다시 전해진다면 두 분의 염원이자 우리 민족의 역사적 염원인 6.15공동선언의 가치로 이르는 길이 탄탄히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 <옥중서신 1, 2>(김대중·이희호 지음)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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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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