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창원지방법원이 적절한 판단을 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안인득 사건은 피해자가 다수이고 범행수법과 피해 정도가 끔찍했기에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유족과 피해자 가족들의 인권과 의사가 최대한 존중돼야 하는데도 피고인에게만 국민참여재판의 선택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덕의 모습.
법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수용 이유를 설명하지만 논란의 확산 여부에 따라 법원을 향한 따가운 시선과 질책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자신이 살던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는 주민 5명을 흉기로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2명이 상해를 입었고 다른 주민 4명도 흉기 살해 위협을 모면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또 주민 11명은 화재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안인득은 이 사건의 방화살인범으로 수사를 받고 기소된 뒤 지난 16일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창원지법에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의견서 받아들였다고 법원이 23일 밝혔다.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이 기소한 안인득 사건은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가 맡아 오늘(23일) 오후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창원지법이 안인득의 의견서를 받아들여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은 넘겨졌다.
법원은 “특별한 배제 사유가 없는 한 피고인은 누구나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8조(피고인 의사의 확인)와 제9조(배제결정)’에 따라 국민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23일 프레시안에 배경을 설명했다.
창원지검도 국민참여재판은 진주지청 수사검사와 창원지검 공판검사(수석검사)에게 맡길 계획이라고 이날 프레시안에 밝혔다.
법원의 이같은 수용을 두고 반발이 일고 있다. 피해자들을 알고 있다고 밝힌 한 진주시민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방화살인범에게 국민을 상대로 자기변론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냐며 “법에 따른 신속한 처벌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불만을 전했다.
법조계의 반응도 같았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 A(51) 변호사는 “피고인이 원하면 재판장이 판단할 문제라서 죄질에 상관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판사가 왜 신청서를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안인득이 배심원들을 상대로 감정적인 호소를 해서 형량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유죄냐 무죄냐를 따질 것도 아니고 배심원들로부터 역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데 굳이 국민참여재판을 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발생한 진주의 한 법무법인 B(48) 사무장은 “(국민참여재판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경우 법리만 가지고 따질 사항도 아니고 범행수법이나 현장의 참혹성, 피해자 규모 등에 비춰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일 사항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더라도 유족들이 참석할지도 의문이고 설령 참석하더라도 재판 현장이 성토의 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원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법 감정도 고려됐어야 한다.
그는 “법원의 수용 결정은 일종의 사회적 재판 또는 국민적 재판을 통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판단됐을 수도 있다”면서도 “사건을 대하는 대중의 정서를 고려할 때 재판부의 숨은 뜻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제시했다.
실제 당시 사건현장에 출동했던 담당 경찰관마저도 참혹성과 끔찍함 때문에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안인득의 입장이 재판정에서 범행 사실에 대해 순순히 인정하기 보다는 최대한 자기변론을 하려는 의도라고 보면 오히려 공분만 더 키울 뿐이라는 지적이다.
법원이 보다 세심한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선정과 분류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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