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격...미중 관세전쟁 새 국면 진입

NYT "무역전쟁 ,무기한 지속될 수도"

중국이 13일(현지시간) "오는 6월1일부터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 어치에 대해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다시 2000억 달러 어치에 대해 추가로 고율의 관세(10%->25%)를 부과하는 미국 정부의 조치가 발효된 지 사흘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만일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설 경우,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전체 약 5500억 달러 어치 중 나머지에 해당하는 3000억 달러 어치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를 내놓았었다. 이번 중국의 조치는 이에 맞선 반격이라는 점에서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6월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10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중 무역협상 가능성을 다시 시사한 발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발언도 멈추지 않는 '투트랙 전술'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를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에서 물러설 수 있다는 유화적인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세금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라는 지적에 반박하지 않았고, "미국과 중국 모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한 경고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는 중국보다 훨씬 강해 무역전쟁을 무난히 버텨낼 수 있다"면서 "중국의 보복으로 초래될 미국의 농업 분야의 손실을 보전할 모든 지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때문에 <뉴욕타임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무한정 지속될 수 있다는 고통스럽고도 새로운 현실에 대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되자, S&P 지수가 2.4%, 다우지수가 2.38%, 나스닥 지수가 3.41% 급락하는 등 3대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3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경제전망을 장기보다 더 나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무역분쟁이 관세 전쟁으로 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13일도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하며 1190선에 육박하며 2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시장에서는 1200원이 넘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코스피도 4개월 만에 2100선을 지키지 못하고 29.03포인트(1.38%) 내린 2079.01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14일(2064.52) 이후 최저치다. 14일 장 초반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KDI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2.6~2.7%)와 달리 2% 초반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일부 민간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한달 내에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한다.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는 10일 중국에서 출발한 중국산 제품부터 부과된다는 점에서 실제 관세 부과는 중국산 화물이 선박편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3∼4주 정도 후가 된다. 중국 역시 추가 관세 부과 시점을 6월 1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협상 시간 벌기'를 의식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관세 폭탄' 터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 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무역전쟁의 쓰나미에 휩쓸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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