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시가 관리한다"

3.1절 100주년 기념사 통해 의사 밝혀...강제징역 노동자 문제 해결도 촉구

불법 조형물로 규정돼 관리 주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부산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부산시가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부산시가 품을 것이며 일제 강제징역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부산시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 1일 오전 부산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시

그는 "국가가 지키지 못해 처참하게 고통당한 할머니들은 아직도 찬 바람 부는 광화문에서 진실규명과 공식 사과를 외치고 있다. 그분들에게 국가는 무엇이며, 진실은 무엇이겠는가. 정부에 등록된 전체 피해자 238분 중 이제 23분이 생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 28일 부산시의회에서는 소녀상 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불법 조형물로 규정된 소녀상을 시가 관리할 의무와 권한이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며 "부산시가 소녀상을 품겠다. 역사의 진실보다 무거운 법과 절차는 없다고 믿는다"고 소녀상의 관리를 부산시가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작년 10월 일본 제철소 강제노역에 동원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부산시를 통해 '일제강점 하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에 접수된 피해신고자는 총 7800여 명이며 실제 피해가 인정된 분들만 7500여 명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이분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 함께 힘을 모아 그분들 삶에 새겨진 비통함을 풀어가겠다"며 "일제강점 하 조선의 아들과 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실려 갔고 그들의 부모형제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모른채 찾아 나섰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분들을 위해 우리는 마땅히 이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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