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다가온 격변, 배워야 이긴다

[최재천의 책갈피] <초예측>, <앞으로의 교양>

"앞으로는 대다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뒤처지겠군요. 그런 세상에 희망은 있을까요."

"…그런데 이제 우리는 자연선택조차 극복하려 합니다. 인간에 의한 지적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자연의 섭리가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몸이나 뇌, 의식을 설계하고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는 중입니다. 이것은 생명의 역사에서 커다란 혁명을 일으킬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

일본의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세계의 지성 8명에게 물었다. 대부분 2018년에 이루어진 대담집은 <초예측>.

"인공 정자와 인공 난자가 만들어지면 기존의 '세대' 개념은 무너지겠군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지요. 단기간에 여러 세대의 난자와 정자를 조합할 수 있으니까요. … 만약 유전체를 마음대로 설계해 만들 수 있다면 굳이 여러 개의 수정란을 확보해 그중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닉 보스토롬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 소장)

"교수님은 책에서 로봇이나 인공지능 때문에 고용의 47퍼센트가 위협받는다고 썼는데요. 인간의 필요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체로 최종 완제품(end product)입니다. 그래서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할 때는 인간이 필요합니다." (다니엘 코엔 파리 고등사범학교 교수)

일본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이 편집자 스가쓰케 마사노부를 질문자로 내세워 2016년 9월부터 매달 1회씩 12명의 지성과 대담을 진행했다. 책은 <앞으로의 교양>.

"두뇌는 이미 60만 년 전에 더 커지기를 멈추었지만, IT 기술 등으로 현대 사회의 환경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간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우리는 기억의 수단을 책이나 인터넷 등 외부의 매체에 위탁했습니다. 인간에게 남아 있는 것은 생각하는 힘, 혹은 응용하는 힘입니다. 전혀 상관없는 두 가지를 연결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남아 있으니, 그걸 발휘하는 게 오늘날 인간이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야마기와 주이치 교토대 총장)

배워야 이길 수 있다. "태평양 전쟁의 경우에도 그렇습니다만, 일본은 패전을 겪으면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이 실로 극적일 정도입니다. 사쓰마·영국 전쟁의 경우에도 졌다고 생각하자 한두 해 사이에 영국으로 유학생을 보냅니다. 졌다고 생각하면 바로 상대국 유학인 거죠." (마루야마 마사오·가토 슈이치, <번역과 일본의 근대>)

▲ <초예측>(유발 하라리·재레드 다이아몬드·닉 보스트롬·린다 그래튼·다니엘 코엔·조앤 윌리엄스·넬 페인터·윌리엄 J. 페리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앞으로의 교양>(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항해)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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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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