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 긴장의 상징이었던 서해 5도 부근 어장에서 55년 만에 야간조업이 허용된다. 조업이 허용되는 어장 크기는 여의도 84배 규모다.
20일 해양수산부는 서해 5도 어장 크기를 현재 1614㎢에서 245㎢ 커진 1859㎢로 확장하고, 지난 1964년 금지된 야간조업을 55년 만에 일출 전, 일몰 후 각 30분씩 1시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어장 확장은 지난 1992년 280㎢ 확장 후 10차례에 걸친 어장 확장 중 최대 규모다.
확장된 어장에서 실제 조업이 시작되는 시기는 올 봄 성어기인 오는 4월 1일 즈음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어선안전조업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어장 관리 및 조업 지도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담당한다. 경비는 지금처럼 해군과 해경이 수행한다.
서해 5도 어장은 백령·대청·소청어장(368㎢), 연평어장(815㎢), A어장(61㎢), B어장(232㎢), C어장(138㎢)을 지칭한다. 이번 어장 확장 조치에 따라 연평어장은 90㎢ 늘어난 905㎢로 어장 크기가 커진다. 아울러 B어장 동쪽 수역에 154.55㎢ 크기의 D어장이 신설된다.
해수부는 "이번에 확장된 총 규모 245㎢는 기존 어장 면적의 15%"라며 "여의도(2.9㎢) 면적의 8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해 5도는 202척의 어선이 꽃게, 참홍어, 새우, 까나리 등을 조업하는 곳으로 연간 어획량은 4000톤 규모며 어획고는 300억 원가량이다. 해수부는 이번 어장 확장 및 조업시간 확장 조치에 따라 인근 어가 수익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분쟁의 바다였던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자는 남북 간 합의에 따른 이행조치로 인해 가능했다. 해수부는 "긴장의 바다였던 서해 5도가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등을 통해 평화의 바다로 변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그간 해수부·국방부·해경청·지자체 등이 변화한 여건에 맞춰 서해5도 어업인 권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수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평화가 곧 경제'임을 확인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수부는 확장된 어장의 수산자원조사와 어장 청소도 실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서해 5도 주변 수역을 평화와 지속가능한 수산업이 공존하는 어장으로 만들 것"이라며 "해군본부와 협조해 폐어망 수거작전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한편 확장된 야간조업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향후 남북평화 정착 및 경비자원 확충 등 서해 5도의 여건이 개선되면 어장을 추가 확장하고 조업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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