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농단과 불법 사찰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재판 중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속기한 만료로 3일 석방됐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새벽 0시 8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왔다. 넥타이를 하지 않은 검은색 양복 차림이었다.
우 전 수석이 구치소 밖을 나오자 백여 명의 지지자들은 열렬히 환호하며 "힘내라, 우병우"라고 외쳤다. "애국열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 석방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피켓도 들었다. 한 지지자는 우 전 수석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넸고, 이에 우 전 수석은 옅은 미소를 보였다. 그러나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 자택으로 향했다.
2017년 12월 15일 구속된 우 전 수석은 384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우 전 수석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의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을 하지 않고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검찰은 불법사찰 사건의 1심 선고가 나기 전인 지난해 7월 우 전 수석의 구속기한이 만료되자 국정농단 묵인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에 우 전 수석을 구속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우 전 수석이 혐의를 다투고 있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항소심이 발부한 영장의 구속기한이 끝나가자 재판부에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그러나 이번엔 "항소심에서 발부한 영장의 구속 기간이 3일 자로 만료되고, 불법사찰 사건은 1심에서 구속 기간이 만료돼 불구속 상태로 진행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종전 범죄 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새롭게 영장을 발부하는 게 가능한지 법리 다툼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1년여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우 전 수석은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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