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여유, 선진 국민으로서 가지는 자부심, 경제적 안정, 국가와 정부에 보내는 신뢰는 그다지 상승하지 못했다. 성차별, 부의 대물림, 갑질 논란, 저출산 문제,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무환경, 일자리 문제 등은 국민들을 힘들게 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사회적 책임, 도덕성, 형평성 등 사회 근본적 가치와 구조, 개인의 가치 판단에 혼란을 가져왔고, 개인과 계층의 대립과 반목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켰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동안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갈등을 돌아보지 못한 셈이다.
물론 사회적 갈등을 조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그 시도는 있어왔다. 역대 정부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2000년), 사회통합위원회(2009년), 국민대통합위원회(2013년)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심화 되는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공론조사'를 도입했다. 두 번의 공론작업을 거친 신고리 5·6호 공사재개와 대입제도 개편은 정부의 정책 결정에 국민들이 참여할 기회를 마련하고 의견을 내놓을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다수결에 기반한 공론조사는 이해집단의 대립과 갈등을 사회통합적 의사결정으로 승화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극심한 경쟁 사회를 낳았고, 이러한 경쟁 사회는 대화와 소통으로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덮어버리기에 급급했다. 개인은 조직을 위해, 또는 개인의 안위를 위해 확실한 의견을 표출할 수 없었고, 집단적 갈등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주장과 이익을 관철시켜야만 해결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이에 '사회적 약자'를 둘러싼 문제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고, 이는 사회적 갈등 관리에 취약한 한국 사회에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거나 끝이 정해지지 않은 '을의 투쟁'으로 귀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나라는 잘살게 되었지만, 국민이 직면한 사회적 갈등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국가와 사회, 조직과 개인이 사회적 갈등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갈등 관리가 절실하다. 국민 스스로가 사회 문제에 대해 배려와 타협, 소통으로 합의점을 찾아가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의와 화합, 상생 경제를 원하고 있다. 2019년도에는 화합과 소통으로 사회적 갈등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개인이 행복한 사회,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 함께 잘 사는 상생 경제가 이루어지는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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