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삼바 검찰 고발...물산까지 수사 갈까?

삼바 "미래전략실 보고는 회계법인 권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앞서 발표한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일 검찰에 고발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를 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게다.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원인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회계업계의 세월호 사건"이라고 평가했었다. "저처럼 삼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라던 이 교수의 입장이다.

향후 수사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분식회계 여부 그 자체에 머물지, 아니면 그 의도까지 다룰지. 후자라면,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도 수사를 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수사 범위에 들어온다. 실제로 참여연대는 금융감독원에 삼성물산 특별감리를 요청하기로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9일 삼성물산 측에 '2015년 통합 삼성물산 회계처리 등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금융감독원의 삼성물산 특별감리가 이뤄지리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삼성물산과 이 부회장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TF팀까지 꾸려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분식회계를 모의했다. 2015년 8월 5일에 회계법인 측과 접촉해서 대책 논의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결의된 날은 2015년 7월 17일, 합병이 이뤄진 날은 같은 해 9월 1일이다.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경영권 확대를 고려한 작업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문건에는 삼성 미래전략실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회사인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함께 지배하는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둔 것은 실수였으며, 2015년 말에 회계기준을 바꿔서 관계회사로 처리한 것은 이를 바로잡은 결정이었을 뿐이라는 게 삼성 측 해명이었다. 하지만 문건 내용은 실수를 바로잡는 차원이 아니라 삼성 지배 구조를 염두에 둔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는 쪽이다.

검찰 고발 직후인 20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 및 IFRS 회계 처리에 대한 FAQ' 자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출된 문건은 당시 내부에서 재무 관련 이슈 사항을 공유하고 해결 및 대안을 검토하기 위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결정 사항이 아닌 검토 자료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삼성 미래전략실에 관련 내용이 보고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법인의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사령탑이었던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일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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