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2019년은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이며 한국에도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아주 중요한 해"라며 "2019년에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아세안 정상들과 함께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아세안 10개국의 정상들은 모두 적극적인 지지와 절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며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장소는 한국이고, 구체적인 시점은 2019년 연말께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자"고 돌발 제안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주목되는 제안이다.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향해 더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적극 검토하겠다. 이를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반겼다.
만약 이 제안이 실행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서울 답방' 외에도 2019년 연말께 남한에 한 차례 더 오게 될 수 있다.
한편,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5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방안 및 한미 관계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김의겸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일부 보수 언론은 문 대통령 순방 기간 펜스 부통령과 만남이 이뤄지지 않는 '한국 패싱' 의혹을 제기했지만, 청와대가 나서 이를 불식시킨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양자 회담을 한 직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일치했다"고 밝혀 '미일 공조'를 과시했다.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라도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론'을 편 문 대통령과는 결이 다른 주장이다.
다만, 아세안 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에 있는 존 볼턴 백악관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13일 "우리는 북한 인사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초 김정은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함으로써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닫지 않은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7일에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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