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는 12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박용진 3법' 등 100여 개의 법안을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법안소위 위원들은 다음 주에 다시 소위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회의 날짜는 19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소위 회의에서 조속한 심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법안 심사를 마치고 오는 15일 교육위 전체회의에 부의하고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의도연구원 등의 연구 작업과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12월 초에 한국당 자체 안을 만들 예정이라며, '박용진 안'과 한국당 안을 나란히 놓고 병합 심사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달 내 법안 처리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소위를 통과하더라도 교육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국회 본회의 등 입법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바라는 대로, 오는 19일 법안소위에서 법안을 처리하더라도 이달 내 본회의에 이를 상정·처리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정기국회 본회의는 이달 15일과 29·30일, 다음달 6·7일에 각각 예정돼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법안소위 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임재훈 의원)도 '다음 회의에서는 끝을 보자'고 얘기하고 있는 만큼 더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12월에 병합심사를 하자는 한국당의 주장은, (법안 처리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전형적인 시간끌기이고 '침대 축구'"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오늘은 심지어 '유치원 국고지원 구조가 요양시설 등과 똑같다'며 '그런 문제까지 다 살펴봐야지 유치원만 하면 어떡하냐'고 하더라"며 "다른 상임위 소관사항까지 가져와서 뭘 하자는 거냐. 축구 경기 하는데 야구 얘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사립 유치원 문제를 놓고 유은혜 교육부총리를 향한 한국당의 공격이 이어졌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국가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난할 때 많은 분이 사재를 털어 아이들 인재 육성이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사립유치원과 간담회를 한 적이 있느냐"고 유 부총리를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사립유치원을 하시는 분들이 다 적폐 집단이냐"며 "정부가 일방적 주장으로 불통을 하고 있다"고 유 부총리를 거듭 공격했다. 간담회를 하지 않는 것이 "탁상 행정"이라고도 했다.
유 부총리는 이에 대해 "지금 사립유치원과 간담회를 할 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립유치원이 자체 쇄신안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정부가)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로 몬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든 학부모가 공공성·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한 유 부총리는 "말씀이 심하시다"며 이 의원과 마주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의원은 이날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집회에서 '한유총 비호세력'이라고 지목되기도 했다. 이 단체는 '박용진 3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면서, 그간 사립유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정치인들의 실명을 격일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 의원이 지난 2016년 한유총 정책제안서를 전달받고 이듬해 국회 교문위(현 교육위) 회의에서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면 그동안 전 재산 투입해서 교육에 헌신해 왔는데 망하라는 것이냐"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한유총이 지난주 국회 교육위 및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박용진 3법 수정요구안'을 보내는 등 국회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돌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교육위 및 법사위 소속 복수 의원실 관계자들은 <프레시안>에 "한유총이 공문으로 보내와 의원도 그 보고서를 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유총 요구안은 교육목적 외 교비 사용 금지 조항에 대해 "개인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내용 등이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지난주 직접 국회를 찾아 교육위 소속 야당 간사와 법안소위 위원들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 위원장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의견서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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