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원가 이하로 혈장 팔아 157억 손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적십자사가 녹십자와 SK플라즈마 등 기업에 '헐값'으로 팔아넘기면서,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157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기 의원이 대한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성분혈장 원가 자료에 따르면, 녹십자와 SK플라즈마는 현재 적십자사로부터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표준원가 대비 77%, 신선동결혈장은 70.3%, 동결혈장은 65.2% 수준으로 납품 받고 있다.
기동민 의원은 "국민들의 헌혈을 통한 분획용 혈장이 헐값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적십자사가 수년간 특정 기업에 계속 특혜를 주고 있는 셈"이라고 문제제기했다.
적십자사 혈액백 입찰도 특정 기업 특혜 의혹 불거져
적십자사의 혈액백 구매 입찰과 관련해서도 특정 기업에게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입찰 조건을 변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십자사로부터 제출 받은 '민원조사 보고서: 혈액관리본부 혈액백 구매계약 관련' 자료를 근거로 적십자사가 다국적 혈액백 기업인 프레지니우스카비의 입찰을 막으려는 취지로 입찰조건을 세 차례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국가혈액관리위원회 소속 차영주 중앙대 교수에게 "프레지니우스카비의 혈액백이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차 교수는 "해당 업체의 혈액백은 국제적으로 이미 공인된 혈액백"이라며 "입찰과 관련한 부분은 적십자사가 자의적 기준으로 진행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기동민 의원도 "혈액백 입찰 규격 기준이 녹십자MS 측을 따라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면역진단시스템 도입 4년째 지연
한편, 면역진단시스템 장비 교체 관련 입찰이 2016년 이래로 4년째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지난 2016년 기존 면역검사시스템이 노후화되었다면서 공개입찰을 하려 했으나 일부 외국 기업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2017년 보건복지부 감사를 통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당시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과정에서 공정성을 기하기 바란다"며 적십자사에 기관 경고를 내렸다.
적십자사는 2018년 2월 1일 입찰을 재개했지만, 두 차례 유찰됐고 이를 근거로 적십자사는 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나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면역검사장비와 시약을 모두 포함 677억 원의 대규모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4년째 지연되고 있다"며 "적십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 면역검사장비는 노후화로 오류 발생 및 수리 빈도가 2-3배씩 증가하고 있어 적십자 직원들은 언제 장비가 멈출지 몰라 우려하고 있으며, 혈액공급이 중단되어 혈액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예산이 큰 계약건은 적십자사보다 혈액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동민 의원은 "사업계획 입안, 결정에서 입찰심사에 이르기까지 사업추진 전반을 혈액관리본부가 주도했지만 내·외부의 감시와 견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입찰심사과정 전반에 걸친 문제를 제기했다. 기 의원은 심사위원회격인 규격 평가위원회 구성에 있어 혈액안전국장이 위원장이며, 위원장 포함 내부 직원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심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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