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가결돼 6일 정부로 이송된 특검법에 대한 법제처장의 제안 설명이 있었다. 이후 권재진 법무부장관의 재의 요구안이 상정됐다. 권 장관이 특검법 거부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는 말이다.
9시 5분부터 15분까지 10분 가량 특검 법안 재의 요구 등과 관련한 심의를 한 후 이 대통령은 "이 건은 지난 국무회의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고 전문가 의견도 수렴을 하는 중이다. 그런데 좀 더 신중을 기하고 의견을 좀 더 듣기 위해 시간을 더 갖는 게 필요하다. 적법기간까지 2, 3일 정도 시간이 있으니 더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의결돼 정부에 이송된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15일 이내에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사실상 '거부권'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거부안'이 상정됐다는 것은 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유럽과 북극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특검법과 관련해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김황식 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특검법과 관련된 논의가 있었다. 두 차례의 '토론' 과정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특검법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회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법률안에 다소 문제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무적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반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은 야당에 특검 추천 권한을 부여한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 원칙에 맞지 않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3권 분립의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 고발인이 피고발인 수사 검사를 임명하는 것이어서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주는 전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임기가 5개월 남은 대통령이 막 임기를 시작한 19대 국회의 의결 사안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위헌 요소가 있더라도 공표할 경우 이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압수수색 당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이 포토라인에 서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다.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들이 나온다.
국회는 강경한 입장이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국회에서는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재의 요구를 하면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찬성으로 재가결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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