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침체의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우리 정부의 모든 경제팀이 분발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 국민께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처로 '규제 혁신'을 강조했다.
규제 완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부터 과감히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가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다고 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실사구시적인 과감한 실천이 필요하다"며 "계속 머뭇거려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규제의 벽'을 뛰어넘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놓도록 혁신 친화적 경제 환경을 속도 있게 조성해달라"며 "국회도 혁신 성장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같은 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간담회 직후 "삼성전자 측이 바이오 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삼성 측이 요구한 규제 완화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영업 비밀상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바이오 산업에서 몇 가지 규제에 대해 말이 있었다"고만 했다. 문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당부한 날에 김동연 부총리가 삼성 측에 비공개로 받았던 '규제 완화' 민원을 기자들에게 일부 공개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들어 '규제 혁신(완화)'을 강조하는 것은 고용률 등 답보 상태인 경제 지표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소득 주도 성장'보다 '혁신 성장'과 관련한 발언을 많이 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에는 인도 뉴델리에 있는 삼성전자 신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달라"고 직접 말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또한 '신산업'으로 바이오 산업을 지목하며 임상 시험 관련 규제를 완화했었다. 문재인 정부도 '보건의료 분야'를 신산업으로 지목했지만, 생명과 안전에 관한 규제 완화에는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19일 '의료기기 분야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직접 '규제 혁신'을 챙기겠다고 공언한 만큼,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포함한 보건의료 분야 규제 완화를 추가로 추진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문 대통령은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도서관, 체육시설, 교육시설, 문화시설 등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 밀착형 생활 SOC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생활 SOC 투자'는 "과거 방식과는 달리, 토목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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