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지킴이 정명희가 말하는 '북구의 복지와 교육'

[인터뷰] 민주당 최초 여성 기초단체장, 정명희 신임 부산 북구청장

정명희 신임 부산 북구청장은 지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선6기 민주당 소속 유일의 부산시의원으로 활동했다. 소수정당 의원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와 보호에 앞장서며 일명 '소녀상 조례안'을 제정해 소녀상 지킴이로 널리 이름을 알린 여성 정치인이다.

올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는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민주당 열풍과 함께 그녀에게 민주당 최초 여성 기초단체장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었다. 선거 당시 정명희 후보는 "이제 누구도 가지 못했던 길을 가고자 한다. 지난 30여 년 동안 부산의 지방자치 역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기초단체장이 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북구는 서울에서 경부선을 타고 내려오면 부산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지역으로 낙동강 벨트 라인의 첫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곳은 부산과 경남을 비롯한 동서지역 간의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지만 발전한 번화가인 덕천동과 신도시인 화명동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전반적인 도시개발 진행 상황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프레시안>은 과거 약사였던 경험을 살린 '정명희 케어' 공약과 함께 구포개시장 철폐에 앞장서면서 북구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정명희 신임 북구청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북구의 미래와 문제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부산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

정명희 구청장 :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에서 구청장이 탄생 됐다. 저는 부산시의회 47명 시의원 중에 혼자 민주당 의원이었기 때문에 한쪽 정당으로 기울어진 부산시의 정치적 지형에 대해서 누구보다 뼈저리게 피부로 절절히 느꼈던 부분이라 누구보다도 기쁘고 잘 해내야 되겠다는 의지가 크다.

프레시안 : 이번 지방선거로 부산의 정치 지형이 급변했다. 특히 전국 8명의 여성 기초단체장 가운데 3명이 부산에서 나왔다. 여성 구청장이 가진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명희 구청장 : 예전에는 권위적인 리더십이었다면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복잡해졌고 다원화됐다고 생각한다. 생각하는 가치와 추구하는 가치들도 다양해졌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리더십이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기에 이를 여성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구의 경우 특히 복지 수요가 높고 교육에 대한 열망이 다른 구보다 많은 곳이라 이런 부분은 여성이 더 꼼꼼하게 잘 챙겨갈 수 있다.

여성 구청장이 추진력이 약하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전 정권의 압박과 부산시의 압박 등에서도 민주당 시의원은 저 혼자였지만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을 보호할 수 있는 조례안을 만든 것처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열정, 진정성에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구정을 펼치는데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프레시안

프레시안 : 북구는 낙동강 벨트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개발이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향후 지역 개발 방향은 무엇인가?

정명희 구청장 : 지금 현재 북구 같은 경우 500억 규모의 대형 도시재생사업이 두 가지가 있다. 국비와 시비, 구비 비율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내용을 잘 담아서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는 부분이 남았고 낙동강을 낀 화명생태공원을 어떻게 잘 살려서 북구가 다시 거듭날 수 있는가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 현재로서는 해양수산부에서 하고 있는 내수면 마리나 육성 종합계획 안에 들어가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프레시안 : 재개발 사업이 해당 지역의 시민들 간의 보상문제에 따른 분쟁이 발생하거나 재개발조합의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청에서 역할은 무엇인가?

정명희 구청장 : 재개발 정비사업은 북구뿐 아니라 부산시 전체가 동일한 상황으로 대부분의 조합이 결성 단계부터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계획, 준공인가 등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더욱이 주민들이 관계 법령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로 조합과 조합원들 간의 분쟁이 발생하고 있으나 관리청에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중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같은 주민 주도의 재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북구에서는 정비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 이해를 돕기 위해 사업현장을 찾아가는 일대일 맞춤형 현장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종 인허가 비리 근절을 위해 취약분야를 중심으로 관계 공무원에 대한 청렴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사전 예방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프레시안 : 정치를 하기 전 오랜 세월 약사로서 일했다. '정명희 케어'라는 공약이 눈에 띄던데 어떤 내용인가?

정명희 구청장 : 약사라는 전문성을 가지고 복지, 교육, 보육에 관한 공약들을 묶어서 정명희 케어라고 했고 크게는 사각지대 없는 복지, 차별 없는 교육, 함께하는 보육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세부공약으로는 복지 같은 경우 어르신들의 노후생활을 위한 백세 여가 건강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교육의 경우 동서격차위원회를 만들어 동서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육의 경우 공공영 실내놀이터와 공동육아 나눔터 등을 지자체와 함께 풀어나가도록 할 공약이다.

공약을 준비함에 있어서 이미 김석준 부산시교육감과 교감하에 어느 정도 공약을 세웠고 최근 부산시교육청에서 다녀갔다. 저희 공약과 교육감 공약을 함께해서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프레시안 : 지방선거 공약으로 구포역 철도시설 재배치를 오거돈 부산시장과 합동으로 발표했는데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무엇인가?

정명희 구청장 : 부산진구, 사상구, 북구가 오거돈 시장과 함께 공약을 발표했었다. 이 공약은 철도연구원에서 1년 이상 용역을 수용해서 나온 공약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 구 자체에서 진행하기보다는 오거돈 시장이 진행하는 부분이 크다. 이번에 국토교통부 국책사업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현재 시에서 준비를 했고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져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 북구는 나름대로 거기에 들어갔을 때 어떤 준비와 계획을 세우고 같이 담아낼 건가에 대한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프레시안 :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족한 '구포개시장 업종전환 TF팀' 단장을 맡았었다. 북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업종전환에 대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정명희 구청장 : 오거돈 부산시장, 전재수 국회의원과 원팀이라는 전략하에 구포개시장 업종전환에 대해 상인회, 동물단체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거돈 시장과의 간담회에서도 북구만의 문제가 아니고 부산시의 문제이며 전국적인 사안으로 부산시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달라고 말을 전달했다.

이제는 모든 것이 관에서 주도해서 이끌어나가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체 내에서 어떤 부분들을 모색해서 이것을 관에서 도와달라고 할 때 관이 모든 걸 도와줘야 맞지 관에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하면 발전 방안이 되기는 어렵다.

▲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프레시안

프레시안 : 이번 임기 동안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공약이 있다면?

정명희 구청장 : 지금 현재 임기 들어오고 나서 제1호 지시사항이 그늘막 쉼터 설치하는 부분이었다. 그다음 라돈 침대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라돈 측정기 20대를 구청과 동주민센터, 보건소에 배치해 무료 대여하는 것을 시행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정명희 케어 공약이 신선하다고 한다. 본인 이름을 걸고 복지, 교육, 보육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걸고 하는 공약이라 우선적으로 꼽는다면 정명희 케어를 잘 실천하도록 하겠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북구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해 주길 바란다.

정명희 구청장 : 16개 구·군 중에 가장 높은 지지율로 당선이 됐다. 그래서 제가 왜 16개 구·군중에 제일 높은 지지율로 당선이 됐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은 북구가 오랫동안 정체되고 낙후돼 있다 보니 변화에 대한 열망이 표로 나타났다고 본다. 북구를 낙후된 북구가 아닌 변화의 중심지 1등으로 만들어 보답해야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1등 북구로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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