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반대하며 정치적 소신으로 주목받았던 김상욱 울산시장이 이제 시민 생활과 산업 현장의 변화를 앞세워 행정의 실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김 시장은 전날 중국 광둥성 중산시 밍양그룹 본사에서 장촨웨이 회장 등 경영진과 만나 부유식 해상풍력과 친환경수소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밍양 측은 울산기업과 함께 해상풍력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제3국 수출을 위한 제조기지를 구축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김 시장은 국내 산업과의 상생과 지역기업의 성장을 강조하며 해상풍력 발전단가와 수소 생산비 등 경제성 자료를 요청했다. 해외기업의 기술과 투자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울산기업의 실질적인 참여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논의는 울산 앞바다에서 추진 중인 3.5G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과 맞닿아 있다. 김 시장은 이날 양장시의 해상풍력 실증설비와 생산기지를 살펴보고 지역기업의 공급망 참여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조선·해양플랜트 기반을 갖춘 울산으로서는 새로운 산업 기회지만, 산업클러스터 조성은 아직 구상 단계로 구체적인 투자와 사업 참여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
김 시장의 행보는 그가 걸어온 정치적 경로와도 대비된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으로 12·3 비상계엄에 반대했던 그는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를 꺾고 울산시장에 당선됐다. 정치적 소신과 결단으로 주목받았던 그에게 취임 4개월이 지난 지금은 행정 성과라는 새로운 평가 기준이 놓였다.
변화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시작됐다. 2024년 노선 개편으로 폐지됐던 126번 시내버스를 복원하고 시청사 출입게이트를 개방했다. 첫 결재로는 '120울산민원센터' 고도화 계획을 선택했다. 시민의 이동권과 행정 접근성을 시정의 출발점에 놓은 행보였다.
산업 분야에서는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과 에너지산업 육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울산의 2027년도 국가예산 정부안 반영액은 3조234억원으로 전년 정부안보다 3030억원 증가하며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자동차·조선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 등 미래산업 관련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최종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재원을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시정 운영 과정에서 정치적 현실과의 충돌도 있었다. 국민의힘이 다수인 울산시의회와 민원행정 개편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는 120울산민원센터 관련 예산 가운데 상담관리시스템 개선비 2200만원만 반영됐다. 운영비 1억원은 삭감됐다.
이는 김 시장에게 정치적 결단과는 다른 행정적 과제를 보여줬다. 정책의 명분만큼 의회를 설득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이 마주한 현실 역시 녹록지 않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구조 전환과 인구 유출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는 데서 나아가 지역기업과 노동자가 변화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김 시장이 강조하는 시민 중심의 실용주의가 산업 현장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김 시장의 정치적 선택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 중국에서 논의한 산업협력이 지역기업의 투자와 사업 참여로 이어지는지, 국비 사업과 민원행정 개편이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다. 정치적 소신으로 새로운 길을 열었던 김상욱 시장에게 남은 과제는 그 선택을 울산의 산업 경쟁력과 시민 생활의 실질적인 변화로 완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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