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원로 이재오 "오세훈·한동훈·장동혁, 도토리 키재기"

"같은날 같은 시간에 행사? 서로 배려해 옮겼어야"…3자에 다 쓴소리

보수진영 원로인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의원 간의 진영 내 주도권 다툼 양상을 놓고 "도토리 키 재기"라고 비판하며 경쟁보다는 화합과 협력을 주문했다.

전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이 각각 주최한 토론회가 열린 데 이어, 비슷한 시각 장 대표도 정부 예산안 관련 당 입장 발표 회견을 열면서 당 소속 의원들이 어떤 행사에 참석했는지를 놓고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이 이사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 인터뷰에서 이를 놓고 "바람직하지 않다. 세 사람이 어쨌든 국민의힘에서 지도급 인사인데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간에 그렇게 하는 건 도토리 키 재기 하는 것이고 지도자적 정신이 없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오늘 몇 시에 한다' 그러면 나는 다음날, 다음주에 한다든지 해서 상대방을 배려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그냥 너하고 나하고 한 번 해보자, 누가 더 잘하나' 이런 식이지 않느냐"며 "그런 건 국민들이 볼 때 지도자로 보지 않는다. 일반 초선 국회의원들이나 서로 키재기 하는 거지, 적어도 꿈이 있다면 그런 처신을 안 한다"고 나무랐다. 그러면서 "셋 다 옳지 않다", "서로 양보 안 하고 똑같이 '해보자' 하는 건 (서로) 똑같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그는 "연대고 통합이고 지금으로서는 물 건너 간 것이다. 참 낭패"라며 "(상대에 대해) '저 사람이 인격으로 보나 언행으로 보나 내가 배워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통합이 되거나 연대가 되거나 하는데 지금 셋 다 그런 마음이 없다. 그런 마음이 없으니 어제 같은 날 시간차를 두고 같이 난리를 치고 그런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3자 연대든 4자 연대든 통합이 되려면 리더급에 있는 사람들이 '나는 그만둬도 좋다', '당만 통합되고 보수가 하나가 돼 제대로 간다면 나는 당사 지키는 경비원을 해도 좋다' 이런 마음이 있어야 통합이 되든 연대가 되든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이사장은 이들 3인을 하나씩 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의 '행사 동시개최' 건을 놓고는 오 시장을 겨냥해 "지금 그래도 오 시장이 제일 좋은 위치에 있고 여유가 있지 않느냐. 그러면 여유가 있는 사람이 '그래, 나는 천천히 하지' 이렇게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장 대표를 겨냥해서는 "지금 좌충우돌,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을 잘 추슬러서 국민에게 기대어 가는 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 만들고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받은 득표율이 약 41% 정도 되는데 지금 국민의힘(정당 지지율)이 30%대이지 않느냐. 대선 때 국민의힘 후보를 찍은 사람들 중에 5~10% 정도가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대표는 그걸 바로잡아야 할 책무가 있는데 기회를 놓쳤다. 지난 지방선거에 패배하고 난 다음에 바로 그만뒀어야 한다"며 "'선거를 치렀는데 시원하게 이기지 못해서 정말 국민 볼 면목이 없다. 나는 물러갈 테니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서 당을 새롭게 추슬러 이끌어달라' 이렇게 하고 본인이 그만뒀어야 한다. 그것이 본인을 위해서 좋은 길"이라고 했다.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는 "장 대표도 한심한 사람이고, 한 의원도 너무 조급하고 그것도 한심하다"며 "장 대표, 당원투표 좋아하지 않나. 한 의원 복당 문제도 당원투표까지는 안 가더라도 중앙위원회까지 부치든지 최소 민주주의적 절차를 밟는 형식은 취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한편 한 의원을 향해서도 "한 의원도 당 분위기를 알지 않느냐"며 "당내에 진짜 한동훈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의원들 가끔 만나보면 듣기 민망할 정도로 욕하는 경우가 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되면 한 의원 스스로가 '나는 복당 문제 서두르지 않겠다. 당내에 맡기겠다. 나는 무소속 의원으로도 국회의원으로서도 충분히 할 일이 있다. 야당과 연대할 건 연대하고 무소속으로서 대여 투쟁을 하고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 나는 기다릴 수도 있고, 기다려서 안 될 수도 있지만 그것도 감수하겠다' 이렇게 하고 물러날 줄도 알아야지, 정치라는 게 어떻게 눈앞의 이익만 보고 바득바득 우기나. 그러면 듣는 사람도 피곤하고 본인도 피곤하다"고 했다.

그는 "장동혁이 더 한심한 사람"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한 의원도 장점도 많지만 정치적 행보는 아직 좀 초짜니까 역시 아직 좀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자료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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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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