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외연 확장을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연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두 사람의 공식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3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통합 연대는 결국 당원이 결정할 문제"라며 견제에 나섰다.
오 시장, 한 의원, 장 대표는 이날 나란히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정을 가졌다. 우선 한 의원은 오전 9시 30분, 정당의 '상향식 공천' 법제화를 주요 의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의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넘기자는 주장으로, 국민의힘 중진인 김기현·윤상현 의원이 한 의원과 토론회를 함께 주최했다.
한 의원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양당이 퇴행하는 큰 이유는 공천에 대한 공포심, 극단 세력으로부터 배제되는 것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 의원은 그러면서 "제가 진짜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 않으냐", "누가 들어가면 굉장한 공천 불이익이 있을 거 같은 공포심이 정상적인 국민을 위한 정치를 방해한다"고 자신의 복당 가능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이 복당해 당권을 잡더라도, 계파나 선수 등에 따른 공천 불이익은 없을 거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부친상 빈소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것에 관해 한 의원은 "우연히 뵙고 여러 대화를 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친분이 아닌 명분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공학보다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기와 비전으로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오 시장은 오전 10시 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서울시 공동 주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한 의원 주최 토론회에는 15명 안팎의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오 시장 참석 토론회로 넘어왔다.
오 시장과 가까운 조은희(서울시당위원장)·권영진·김재섭 의원을 비롯해 서울시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 친한계, 상당수 중진 의원 등이 장내에 얼굴을 비쳤다. 장동혁 대표도 깜짝 방문을 했다. 장 대표는 한 의원 토론회에는 가지 않았다.
35명 안팎의 국민의힘 의원이 몰려와 오 시장과 함께 단체 사진을 남겼다. 장내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루었고, 앉을 의자가 없어 서 있거나 금세 자리를 뜨는 의원들도 있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토론회 진행 시간이 겹쳐 직접 마주치진 못했지만, 오 시장 역시 발언에서 한 의원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회관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만나지 못할 사람 없고, 함께 힘 합치지 못할 사람 없다"며 "(한 의원에게) 조만간 한 번 뵙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한 의원을 비롯해 우리 당 누구라도 찾아뵙고, 고견의 말도 듣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힘을 모아 총선과 대선을 승리할 기초를 마련할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한 화합과 통합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을 향한 연대 기대감을 표출하는 쪽에서는 '훈훈(오세훈·한동훈) 연대'라는 단어까지 등장한다.
양쪽 토론회에 모두 참석한 한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상식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진영이 다시 돼야 한다. 이제는 두 분이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며 "장 대표는 더욱 고립돼 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도 "당이 이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원들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상반되는 시선도 있다. 당 중진 권영세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합쳐서 더 부작용을 내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당의 유력 주자라는 분들이 당, 보수세력 전체, 대한민국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가 떠야 되겠다', '내가 잘돼야겠다' 이것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 의원은 오 시장에 "시장으로서 본분을 충실히 하는 게 본인에게 훨씬 더 좋을 것"이라며 "무죄 재판 이후에 정치적인 행보를 많이 가져가는 건 본인한테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동혁 대표는 적극적인 견제구를 날렸다.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과 연대를 통해 오히려 갈등이 커지는 건 본질에서 어긋나는 것"이라며 통합의 시기, 범위, 방식 등은 "당원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그런 통합과 연대의 문제는 당 지도부에서 당원의 뜻을 물어 진행하겠다"며 진영 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