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부정선거 증거 나왔다"→ "부정선거든 부실선거든…"

부정선거 음모론 편승, 명분은 "참정권 수호"?…박정희 생가 찾아 "역사왜곡 심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태한 선관위 특검팀의 올림픽공원 투표지 현장검증을 참관한 뒤 "부정선거 증거가 나왔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부정선거라고 부르든, 부실선거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바꿀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해 주목을 끌었다.

장 대표는 30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며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해도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증을 의뢰한 투표용지에 대해, 특검에서 철저하게 과학적 검증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검증 과정에서 많은 참관인들이 참관했고, 국민들께서 '한 점 의혹 없는 국민검증이 돼야 한다'고 했지만 저희 요구사항이 다 수용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그러나 허용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검증을 실시한 만큼 검증 과정이 모든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겠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공원에서 매일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는 분들이 바라보고 있는 현상은 딱 한 가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며 "그것을 부정선거라고 부르든, 부실선거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바꿀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공원 시위대나 자신은 6.3 지방선거 당시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라고 지칭한 것일 뿐이라는 출구전략 차원의 발언으로 보인다. 통상 '부정선거'는 투표용지 부족이나 투표지 관리 부실 사태 등의 행정적 과실이 아니라, 선거 결과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려는 시도를 일컬어왔다. 이승만 정권 때의 '3.15 부정선거'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앞서 전날 새벽 현장검증 참관 직후에는 "검증 과정에서 수많은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선관위의 부정을 밝히기 위해서 국민과 함께 다시 힘을 내서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이 투표함 이송을 막은 이유에 대해서도 "선관위와 특검이 가져간 그 투표함에는 또 다른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며 "그런데 특검과 선관위는 도적질하듯 투표함을 들고 달아났다"고 했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시민사회 일각에서 자신을 겨냥해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당권을 유지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 "참정권 부족 사태를 음모론으로 몰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덮고 가려는 나쁜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이용하려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와 민주당이 이 사태에 대해서 눈감고 있는 것"이라며 "내 소중한 한 표를 지키겠다는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는 저에 대해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용하려 한다'고 폄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이고 참정권 사태에 대해 눈감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특검 검증 이후에도 올림픽공원 시위는 계속될 것이고 자신도 이들 시위대와 계속 결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후 올림픽공원을 어떻게 할지, 경찰이 시민들을 어떻게 해산할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이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 특검 수사도 끝나지 않았고, 선관위·선거제도 개혁도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 분들은 제가 뭐라고 하든, 경찰이 뭐라고 하든 소중한 한 표를 지킬 수 있도록 바뀔 때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올림픽공원을 막는다고 해도 다른 어떤 곳에 가서라도 싸울 것이고, 제가 싸우지 말라 해도 싸우실 것"이라고 하고는 "저는 몇 명이 남아 싸우든, 단 한 분이라도 남아 싸울 때까지 그 분들이 싸우는 곳에 가서 함께 사우며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오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배경에 대해서는 "최근 역사왜곡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며 "<암살자(들)>이라는 영화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 영화에 대해, 역사 왜곡에 대해서 알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역사적 진실은 검증의 대상이 돼야 하고 검증이 가능하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도 "검증 대상이 된다는 것과 함부로 왜곡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했다.

특히 그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한편에선 자기들 마음대로 역사적 진실을 비틀고 왜곡하면서, 또 다른 역사적 사실에 대해선 아예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도록 '입틀막'을 하는 것 자체가 역사 왜곡"이라고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국민의힘 안팎에서 여전히 나오는 왜곡·폄하 주장을, 문세광 사건이나 10.26 사태 등과 등치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군대 등 국가권력에 의한 시민 학살과,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에 대한 암살 또는 암살미수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몰각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이후에는 인근 벼농가를 찾아 추수를 돕고, 농지 전수조사 문제 등을 놓고 농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생가에 한 질의응답에서 "농지 전수조사는 농촌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만약 강행한다면 투기를 잡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즉각 중단하고, 농민들 의견을 충분히 들어 재설계해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경북 구미시 무을면의 한 들녘에서 벼 수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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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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