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흔들리는 안동시정, 공무원들에게 띄우는 노래

“세상의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지 마”…침묵보다 진실이 시정을 지킨다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지 마시라.'

시민이 바라는 것은 누군가를 위한 침묵이 아니라, 시민을 향한 정직한 공직사회다.우리는 비틀즈의 노래 ‘헤이 주드(Hey Jude)’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일지도 모른다.

1968년 8월 싱글로 발매된 이 곡은 부모의 이별로 슬픔을 겪던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로 알려져 있다.

비록 세월의 차이긴 하지만 누구라도 한번쯤은 이 곡의 멜로디 정도는 듣고 기억 할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짐을 네 어깨에 짊어지지 마”

공무원 입당원서 모집 의혹을 둘러싼 수사의 방향이 안동시청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이 노랫말을 안동시 공무원들에게 한번은 전하고 싶다.

경북경찰은 지난 9월 안동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당원 모집 과정에 공무원들이 관여했는지 수사해 왔다. 지난 15일에는 국민의힘 입당원서 모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권기창 안동시장의 정책보좌관이 구속됐고, 앞서 권 시장의 동생과 안동시 체육회 관계자도 공무원 등에게 당원 모집을 요청한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영장 발부 사유로 밝혔다.

경찰은 권 시장 역시 별도의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30명이 넘는 공무원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문까지 시청 안팎으로 확산하고 있다. 조사를 받은 공무원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진 공무원들을 둘러싼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면서 공직사회 내부의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소문의 진원지를 찾으려는 일부 공무원들의 움직임마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행동이 당사자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내부 감시나 사찰로 해석되면서,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공직사회 내부의 불신과 갈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시민을 위해 일하는 대다수 공무원들이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의심이나 서로를 향한 경계가 아니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묻되, 그 책임이 무고한 공직자들에게까지 전가돼서는 안 된다. 진실을 밝히는 일과 공직사회의 신뢰를 지키는 일은 결코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을 밝히는 일은 동료를 배신하는 일이 아니다. 누구도 특정한 진술을 강요받아서는 안 되며, 사실을 말한 공무원이 조직 안에서 불이익을 걱정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제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곳은 안동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권기창 시장이 아닐까 싶다. 안동시공무원노조는 시정 혼란과 관련해 권 시장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동시의회 의원들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권 시장의 사과와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물론 권 시장에게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권리가 있다.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은 물론,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휠체어에 앉은 채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는 정치인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수없이 지켜봐 왔다. 그때마다 건강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논란이 뒤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휴대전화가 물에 빠지는 일도, 건강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일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시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이어지고, 공직사회마저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섣부른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 권 시장은 자신의 건강 상태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할 의무는 없지만, 시정 운영에 차질은 없는 지, 수사에는 어떻게 협조하고 있는 지, 흔들리는 공직사회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 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헤이 주드〉는 슬픈 노래를 더 나은 노래로 만들어 보자고 말한다. 지금 안동에 필요한 것도 그와 같은 용기일지 모른다. 불편한 사실을 덮어두기보다 마주하고, 각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며, 시민의 신뢰를 다시 쌓아가는 용기다.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지 마시라. 시민이 바라는 것은 누군가를 위한 침묵이 아니라, 시민을 향한 정직한 공직사회다.

▲프레시안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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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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