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이래 이미 3차례 미뤄져 온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시행 시기를 다시 한 번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가상자산 과세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시장의 특성과 거래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될 경우 납세자의 불신과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회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소득이 있는 곳에 합당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동시에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이 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제정되지 못한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우려와 제도적 여파를 종합적으로 살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과세가 시행될 경우 부작용은 없을지, 부작용이 있다면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당초 예정대로 과세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며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 시장 발전과 공정한 과세가 함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역시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입법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이어서도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과 거래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될 경우, 납세자의 불신과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살펴봐야 한다", "과세 인프라 미비와 해외 거래와의 형평성 문제를 비롯해 가상자산을 통해 자산 형성의 기회를 모색해 온 청년들의 우려를 어떻게 경청하고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등 과세 '우려' 의견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이어진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도 "오늘 아침 당정협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관련 제도의 정비와 보완, 그리고 그 후에 (하는 것으로)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당정 간 최종 논의를 거쳐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유예' 여부가 최종 결정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이날 당정협에서 "재경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상당히 팽팽하다"고 상황을 전하면서도 "다만 이 문제는 과세 철학을 놓고 논쟁할 일이 아니라 현실적인 여건과 조건을 가지고 검토하고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 역시 "과세 철학보다는 과세의 현실적 여건과 조건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실사구시적 태도가 이 사안을 정리하는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라고 '유예' 쪽에 무게를 뒀다.
조 위원장은 또 이달 말로 예정된 정부의 가상자산 과세 시행 정부 고시와 관련해 "고시가 이뤄지면 정부가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고시 문제부터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고시를 잠시 유예한 뒤, 과세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고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겠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정은 이날 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하나,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적 흐름부터 정리해야 하고 △과세를 위한 해외 거래소 거래정보 확보 방안 마련 △파생금융상품 규율 및 설정 문제 등 고려 사항이 남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고 오기형 의원이 회의 직후 전했다. 그는 "세 차례 유예했기 때문에 이제는 진짜 하자는 의견이 있고, 몇 가지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당 차원에서 좀 더 점검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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