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에 대응해 고독사 예방을 위한 지역 돌봄 안전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방문·전화·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안부 확인을 확대하는 한편, 심리 지원과 사회적 관계 형성, 사후 지원까지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27일 남구에 따르면 2026년 9월 기준 지역 내 1인 가구 비율은 53.5%,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8.5%에 달한다. 혼자 생활하는 주민과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고독사는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의 사망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 단절과 돌봄 공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이 요구된다.
◆ 고독사 발생 현황...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리가 관건
남구가 자체 취약계층 관리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고독사 발생 인원은 2024년 31명에서 2025년 11명으로 감소했다. 2026년에는 9월 말까지 1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고독사 관련 보건복지부 통계상 2024년 남구의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25명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통계와 남구 자체 자료는 집계 대상 등에 차이가 있어 수치를 직접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남구는 최근 3년간 고독사 사망 사례 가운데 약 50%가 사망 후 하루 이내에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고독사는 반드시 사망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발견된 경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행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이나 병사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를 고독사로 정의한다. 발견까지 걸린 시간이 법적 요건은 아니기 때문에 사망 당일 발견된 경우도 고독사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독사 예방 정책은 사망 이후 발견을 앞당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인 주민을 미리 찾아내고 일상적인 관계와 돌봄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 건강음료 배달부터 AI 모니터링까지... 촘촘한 안부 확인
남구는 고독사 위험이 높은 가구를 대상으로 인적 돌봄과 스마트기기를 결합한 상시 안부 확인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마음건강충전in남구’ 사업을 통해 고위험군 390세대에 주 3회 건강음료를 전달하며 안부를 살피고 있다. 퇴직공무원으로 구성된 ‘위기가구 전문사례관리단’은 240세대를 직접 방문해 상담을 진행한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돌봄도 병행한다. 스마트 돌봄 플러그는 117가구, ‘AI안심올케어’는 230가구를 대상으로 운영하며, 생활 패턴과 기기별 모니터링 체계를 활용해 위기 징후를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대면 방문이 어려운 가구나 외부와의 교류가 적은 주민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스마트기기만으로 모든 위기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상 징후가 발견됐을 때 실제 안부 확인과 현장 대응으로 이어지는 연계 체계가 중요하다.
◆ 1인 가구 실태조사로 위기가구 발굴...복지서비스 연계
남구는 고독사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실태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2023년부터 노인일자리 인력을 활용해 1인 가구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했으며, 2025년까지 총 1만4,522명의 1인 가구 주민을 조사했다.
2026년에는 취약가구 6,975가구를 대상으로 ‘이웃살핌 확인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 말까지 1,967가구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이 과정에서 발굴한 고독·고립위험군 65가구에는 공적급여와 돌봄·안부 확인 서비스, 사례관리 등을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위기가구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 정서적 고립 등 각 가구가 처한 상황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고, 지원 이후에도 생활 여건이 개선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구는 이러한 조사와 서비스 연계를 통해 기존 복지제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위기가구를 찾아내고, 주민의 상황에 맞는 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주거환경 개선·심리 회복·공영장례까지 지원 범위 확대
남구는 생활환경 개선과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일사천리 복지기동단’을 통해 위기가구 발굴과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남구가족센터와 연계해 청년·중장년층의 심리 회복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돕고 있다.
고독사 예방을 고령층에만 한정하지 않고 청년과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살피겠다는 취지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은 연령뿐 아니라 실직과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 단절, 심리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과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유가족 연락과 공영장례 등 사후 지원도 연계한다. 생전의 위기 예방부터 사망 이후 유가족 지원까지 돌봄의 범위를 넓혀 마지막 순간의 존엄도 살핀다는 설명이다.
◆ 2027년 스마트 빌리지·1인 가구 지원센터 추진
남구는 2027년 주요 추진사업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빌리지’ 보급 사업과 ‘1인 가구 지원센터’ 건립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돌봄 체계를 확충하고, 1인 가구가 상담과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설과 기술의 확충이 실제 고독사 예방 효과로 이어지려면 위험가구 발굴 이후의 대응 절차와 현장 인력, 복지기관 간 협력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안부 확인 과정에서 파악된 위험 신호를 얼마나 신속하게 확인하고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하느냐가 정책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고독사를 완전히 막는 데는 구조적 어려움이 있지만, 외로운 죽음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조기 발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단 한 분의 고독사라도 예방할 수 있도록 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지기관, 지역 주민이 힘을 모아 현장을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구의 고독사 예방 정책은 단순한 안부 확인을 넘어 위기가구 발굴과 복지서비스 연계, 심리 회복, 사후 지원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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