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어민을 강제로 북한에 송환한 혐의로 기소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는 21일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직권남용 범행을 공모하거나 북송 결정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민국 국민 지위를 인정했다. 또한 강제북송은 북한 어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계 공무원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포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불과 5일 만에 집행했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까지 강제북송의 공포에 떨게 했다"고 판시했다.
정 전 실장 등은 2019년 11월 탈북 어민 2명이 남한에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사건 당시 통일부는 해당 어민들은 당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도주하다 남한에 온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들의 귀순 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1심은 이들의 행위가 위법하지만 탈북 어민이 저지른 범죄의 흉악성과 남북 분단 상태로 인한 제도적 공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는 각각 징역 10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도 각각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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