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농가 허리 지키는 '벌통 운반 보조장치' 개발…벌통 이동시간 등 72% 격감

농촌진흥청, 2028년 신기술 시범사업 제안 계획

꿀이 많이 나는 '유밀기'에는 1단 벌통(단상) 위에 덧통(계상)을 올린 벌통 무게만 40kg에 이른다.

벌통 운반 작업은 전체 70%가 넘는 60대 이상 국내 양봉 농업인이 감당하기에 노동 강도가 높고 허리와 어깨에 부담이 커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17일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에 따르면 무거운 벌통을 들어 옮기는 반복 작업에 노출된 양봉농가의 벌통 운반 작업을 대신하는 '벌통 운반 보조장치'를 개발했다.

▲벌통 운반시연 현장실증 모습 ⓒ농촌진흥청

전북자치도 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은 강원대가 개발한 벌통 운반 장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전문 기업과 함께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치를 개선해 보급형으로 발전시켰다.

2024년 전북 김제와 경기 양평의 양봉농가와 올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시험 양봉장에서 성능을 검정했다.

그 결과 벌통 하나를 들어 옮기는 시간은 평균 4분 47초였다.

사용 횟수가 늘수록 장치를 벌통 앞에 대고 자리를 맞추는 시간이 최대 72%까지 줄어 농업인이 앱 조작에 익숙해지면 작업 속도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벌통 운반 보조장치'는 네 바퀴가 각각 방향을 바꾸는 이동 장치에 전동 승강기와 집게를 결합했다.

휴대전화 앱으로 조작하면 장치가 벌통 앞까지 이동해 벌통을 집어 올리고 원하는 자리로 옮긴다.

바퀴 네 개가 같은 방향으로 꺾여 차체가 평행 이동하는 '게걸음 주행'과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다.

폭(2m)이 좁은 양봉사 통로에서도 운용할 수 있고 경사 10도의 오르막도 다닐 수 있다. 작업이 끝나면 승강기를 접어 장치 위에 싣도록 설계했다.

농촌진흥청은 서울대학교(한웅철 교수 연구팀)와 함께 장치에 부착된 카메라로 벌통 위치와 각도를 인식해 스스로 벌통에 접근하도록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벌무리가 150군에서 300군으로 늘고 외부 고용 인건비는 절반으로 줄어 농가당 연간 약 500만 원의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허리에 가해지는 요추 압박력과 작업 자세 개선 효과를 추가 검증한 뒤 11월 초 양봉농가 현장 평가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장치를 개선하고 2028년에는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경용 양봉과 과장 직무대리는 "양봉은 전형적인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무거운 벌통 운반 작업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장치의 완성도를 높여 농업인 건강과 안전을 지키면서 효율적인 양봉 관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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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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