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5극3특 정책이 소위 사중소외의 늪에 빠져있는 전북에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까? 5극3특 속에서 전북에 주어지는 것을 보면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전북은 낙후를 극복하고자 3특 중의 하나로 떨어져 나왔는데 의도대로 잘되지 않고 있다. 전남광주 권역을 앞세우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전북은 들러리로 전락하거나 소외를 받는 게 아닐까? 현실은 3특의 하나로 독자성과 발전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전북의 의지와는 동떨어진 결과를 빚고 있다. 전북자치도가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주요 국가사업 대상에서 배제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왜 특별자치도인데도 존재감이 약한가? 전북은 다섯 가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첫째, '3특' 안에서 전북의 정체성이 희미하다. 특별자치도이지만 정책 설계에서는 여전히 전남광주의 부속권역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둘째, 산업벨트나 생활권, 광역경제권이 아닌 행정권으로 접근하다 보니 국가 프로젝트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셋째, 국가대표 산업이 약하다. 예전의 광주는 AI, 전남은 에너지라는 국가적 상징 산업이 비교적 뚜렷하다. 반면 국가가 "전북이라면 바로 이것"이라고 떠올릴 대표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다.
넷째, 국가사업은 예산, 부처, 국회, 대통령실, 산업계, 지방정부가 함께 움직이는 정치·행정적 역량이 필요하다. 전북은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섯째, 규제특례, 자치입법, 행정실험, 재정운영 등 특별자치도의 권한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의 독자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제안해 본다.
먼저 전북은 '호남의 일부'가 아니라 '대한민국 특별실험실'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행정, 농업 AI, 자치분권, 에너지 자립, 농촌연금, 지방소멸 대응 등을 국가 최초로 시행하는 정책 실증도시(Test Bed)가 돼야 한다.
둘째 새만금을 국가전략특구로 격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첨단제조, 반도체 소재, 이차전지, 해상풍력, 글로벌 물류, 데이터센터, AI 산업 등을 집적하는 미래산업의 국가 전략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
셋째 농생명을 '식량안보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전북은 단순한 농업지역이 아니라 국가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생명경제수도라는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
넷째 전북은 문화민주주의의 수도로서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동학, 후백제, 판소리, 한지, 서예, 전통문화, 세계소리축제 등을 연결해 전북을 "민주주의와 생명문화의 수도"로 브랜드화해야 한다.
다섯째 에너지 특별자치도로서 발전시켜야 한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풍력, 태양광, ESS, RE100 산업단지를 묶어 국가 탄소중립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여섯째 특별자치도 권한을 과감하게 활용해야 한다. AI 규제특례, 농업특례, 바이오특례, 드론특례, 자율주행특례, 해상풍력특례 등을 국가보다 먼저 시행해야 한다.
일곱째 전북발전청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 범정부 기구를 설치해 국가 차원의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전북은 전남광주뿐 아니라 충청권 등과 연대를 모색하며 정부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전북은 생명경제·농생명·새만금·문화민주주의 등에 전념하며 정부가 집중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실험하고 확산하는 국가혁신 플랫폼이다." 이러한 프레임은 단순한 지역 개발 논리를 넘어, 국가 전체의 혁신과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전북의 역할을 강조한다.
5극3특에서 전북의 '독자성'과 '발전성'을 함께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북만의 독자성, 국가전략과 연계하는 국가성, 전국 최초 정책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실험성, 국가대표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는 집중성, 그리고 새만금, 농생명, AI, 재생에너지, 문화민주주의를 하나의 '생명경제' 비전으로 통합하는 연계성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특별자치도"라는 제도적 지위를 "대한민국 미래혁신의 실험실"이라는 실질적 위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전북은 전남광주와의 비교 속에서 존재감을 찾는 지역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을 선도하는 독자적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전북정신', '생명경제', '동학 민주주의', '체감성장'은 각각 별개의 구호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으로 통합될 수 있다. 이를 '생명과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가혁신 플랫폼,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일관된 서사로 발전시킨다면, 도정의 독자성과 국가적 설득력을 동시에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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