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과정에서 전국에 획일적인 기관 선정기준이 적용될 경우 군 단위와 농어촌·인구감소지역의 요양병원이 상대적으로 급여 대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박지원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은 5일, 보건복지부의 ‘의료중심 요양병원’선정 방안을 검토한 결과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병상 규모와 의료기관 인증, 적정성평가, 의료인력 수준, 환자구성, 간병인 직접고용 등 여러 요소를 검토 중이다.
이에 박 의원은 향후 선정기준에 따른 지역별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전국 요양병원 1,285개소를 대상으로 ‘100병상 이상’과 ‘적정성평가 1~2등급’을 기준으로 적용한 결과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요양병원은 457개소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제는 두 요건을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기관의 지역별 분포다.
전국 요양병원 1,285개소 가운데 군 단위 소재 병원은 172개소로 전체의 13.4%를 차지한다. 그러나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457개소 가운데 군 단위 병원은 40개소로 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요양병원 분포에 비례할 경우 457개소 가운데 군 지역 병원은 약 61개소가 포함되는 수준이지만, 실제 두 요건을 충족하는 군 지역 병원은 40개소로 약 21개소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병상 규모와 의료인력 등 의료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군 단위 요양병원에 지역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현재의 지역 의료격차가 간병급여 제공기관 선정 과정에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시·군 단위로 보면 지역 내 간병급여 제공기관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이 상당수 발생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전체 18개 시·군 가운데 12곳이 인구감소지역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12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요양병원이 소재한 시·군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이 같은 요건이 실제 선정기준에 반영될 경우 강원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지역 내 간병급여 제공기관 확보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지역도 ▲전북 인구감소지역 10곳 중 4곳 ▲전남 16곳 중 5곳 ▲경남 11곳 중 3곳 ▲경북 15곳 중 4곳만 두 요건을 충족하는 요양병원이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경남·경북·전남·전북의 인구감소지역 64곳 가운데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병원이 있는 지역은 16곳에 불과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는 의료필요도가 높은 입원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간병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정책이다.
보건복지부는 간병급여 대상환자 선정기준과 적정 간병수가, 본인부담률, 간병인력 배치·관리기준 등을 마련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제공기관 선정기준 역시 제도 시행 전 확정할 예정이다.
박지원 의원은 “간병비 급여화는 환자와 가족의 간병비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인데, 오히려 의료자원이 부족한 농어촌 주민들이 거주지역 때문에 혜택에서 제외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상 규모와 의료인력 등은 이미 대도시와 농어촌 간 격차가 큰 영역인 만큼,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만 적용할 경우 기존의 의료격차가 간병급여 격차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종 선정기준을 확정하기 전에 시·군·구별 예상 선정기관과 급여병상 공급 수준을 반드시 분석하고, 농어촌·인구감소지역에는 지역여건을 반영한 별도의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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