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의 연임 제한 예외 신청을 승인했다.
이로써 그의 3선 도전 길이 열렸다. 정관 상 연임 제한의 벽을 넘어 출마할 수 있는 절차적 자격을 얻은 셈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의 승인이 곧 3선의 당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대전체육계가 안고 있는 재정난과 조직 운영의 문제까지 덮어주는 면죄부일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이승찬 회장의 3선이 대전체육과 지역사회, 자신이 이끄는 기업에 과연 무엇을 남길 것인가다.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100억 원대 체육진흥기금 문제다.
자치구 실업팀 창단 지원 등에 사용되면서 100억 원 규모의 기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장학사업 축소 등 후유증도 현실화하고 있다.
물론 이 회장이 지난 7년간 매년 3억 원씩 20억 원이 넘는 사재를 출연하며 지역체육에 기여해 온 점은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기부와 조직의 재정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회장이 아무리 많은 사재를 내놓았다고 해도 100억 원대 기금 소진에 따른 재정적·행정적 책임과 구조적 문제까지 상쇄할 수는 없다.
민선 8기 대전시의 정책 방침에 따라 예산을 집행했고 추경 등을 통해 보전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시정의 임기는 끝났고 약속의 이행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재정구조가 자칫 체육회의 부족한 곳간을 기업인 회장의 사재로 메우는 기형적인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 체육행정의 재정적 책임을 기업인 개인의 선의에 기대는 것은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다.
회장에게도 부당한 부담이고 체육회에도 지속가능한 해법이 될 수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3선 도전의 실익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본업인 건설·제조업에 집중하며 지역경제를 견인해야 할 향토기업의 수장이 굳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체육단체 수장직을 장기간 맡으며 정치적·행정적 위험까지 떠안을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체육회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회장이 이끄는 기업의 이름도 함께 등장한다.
기업과 무관한 체육행정의 문제가 기업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수십 년간 쌓아온 기업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까지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지켜야 할 자리가 체육회장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대전체육회가 쇄신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공정위의 승인은 출마 자격에 대한 판단일 뿐 체육회의 재정 문제나 조직 운영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그런데도 3연임이 현실화한다면 결국 '기득권 연장'이라는 비판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비상근 회장 체제의 한계와 실질적인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할 체육회가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데 머문다면 조직의 체질 개선은 다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제는 사람을 지키는 것보다 조직을 바꿀 때다.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과 봉사라는 선의에서 출발했을 체육회장직이 어느 순간 기업과 개인에게 부담을 안기고, 체육계에는 변화의 걸림돌로 비친다면 물러날 때를 고민하는 것 또한 책임 있는 리더십이다.
연임할 수 있다는 것과 연임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100억 원대 기금 고갈의 후유증, 기업 이미지에 대한 부담, 조직 쇄신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채 강행하는 3선 도전이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길을 열어줬다.
이제 이승찬 회장이 답해야 한다.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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